중증장애인들은 통증을 느끼거나 불편한 곳이 있더라도 쉽게 병원을 찾기가 어렵다. 휠체어를 타고 병원까지 가는 일이 번거로울 뿐 아니라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비용과 절차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듯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을 위해 세브란스재활병원 의료진들이 '찾아가는 의료선교'를 펼쳤다. 가슴 따뜻한 섬김의 현장을 함께 했다.
 
 ▲세브란스재활병원 의료진들이 너와나의교회를 찾아 장애인 의료선교를 진행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중증장애인 위한 '찾아가는 의료선교'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너와나의교회 예배당이 평소와 달리 간이진료실로 변신했다. 병원을 찾기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세브란스재활병원의 의료진들이 직접 교회를 찾은 것이다. 성도들의 절반 이상이 뇌병변장애인들인 너와나의교회에서는 본격적인 진료에 앞서 환자를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었다.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어느덧 진료실이 북적거렸다. 사전접수를 한 20여 명의 장애인들이 시간대로 나누어 들어와 평소에 통증을 느꼈거나 불편했던 부분들을 털어놓있다. 수술 이후 아팠던 부위를 설명하고 오래된 보조기기들도 점검을 받았다. 

너와나의교회 김혜진 간사는 이날 진료에 첫번째로 신청을 했다. 김 간사는 "아무래도 휠체어를 오래 타고 있거나 누가 바꿔주지 않으면 한 자세로만 오랜 시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아픈 부분이 생긴다"며 "저 같은 경우도 골반이 안좋아졌다. 장애를 가진 분들은 대부분 병원을 가기가 참 쉽지가 않아서 오늘 정말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기대를 전했다.

너와나의교회는 장애인 시설에서 나온 뇌병변장애인들이 대부분이다. 더 이상 시설이나 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고 자립해서 살고 있는 장애인들의 경우 특히 병원에 내원하기가 쉽지 않다.  비용 문제나 접근성이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어떤 병원을 가야 하는지 병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도움을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세브란스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는 "성인 뇌성마비를 포함한 뇌병변 장애인분들이 통증이나 마비가 증가한다든지 여러 가지 의료서비스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의료선교를 통해서 필요한 분들을 의료서비스로 연결하고 사회사업지원팀을 통해서 지원사업을 하기 위해서 진료를 나왔다"고 설명했다.

물리치료·재활의학 등 베테랑 의료진 나서

이날 물리치료팀과 재활의학과, 간호팀 등 20여 명의 의료진들이 장애인 의료선교를 위해 기꺼이 황금같은 휴일을 포기했다. 병원에서도 풍부한 경력과 경험으로 손꼽히는 베테랑 의료인들이 총출동한 것. 휴일을 자진 반납한 의료진들의 얼굴에는 기쁨이 엿보였다.

이유라 물리치료사는 "병원에 오지 못하시거나 비용을 낼 여건이 되지 않아서 치료를 못 받으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제가 가지고 있는 달란트로 봉사할 수 있어 오히려 기쁨을 느낀다"고 밝혔다.

개원 32주년을 맞은 세브란스재활병원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필요한 진료와 후원에 앞장서고 있다. 중증장애인 보호시설인 요셉의집과 베이비박스에 유기된 아기들을 돌보는 삼동소년촌 등에 찾아가 정기적인 진료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어려운 형편으로 제때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지역사회와도 손을 맞잡았다.

서울 마포구청 복지도시위원장 김영미 의원은 "구청의 어르신장애인과와 의논을 해서 집안에 숨어있는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들을 발굴해서 세브란스병원 재활과에 연락해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최초의 재활병원이자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진 세브란스재활병원.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케한다는 선교적 사명으로, 변함없는 섬김과 사랑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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