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은 정말 일요일에 쉬게 될까. 학원 일요일휴무제 시행 논의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일요일에 의무적으로 학원들이 쉬도록 하는 '학원 일요휴무제'의 정책추진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제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실제 시행 여부에는 물음표가 찍힌다.
 
 ▲서울 대치동 학원가의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서울시, 휴무제 시행 권고…실효성엔 '글쎄'

"학원 안 연다고 정말 쉴 수나 있을까요?"
 
경기도 화성시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김 모군(18)은 '학원 일요휴뮤제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군은 "대학이 전부인 우리나라 입시 구조에서 다들 대학 진학에 실패할까봐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학원에 다닌다"며 "학원이 문을 닫는다고 마냥 쉴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과외 등을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내년부터 서울 내 학원들이 일요일에 의무적으로 휴업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교육청 학원 일요휴무제 공론화추진위원회는 최근 학원 일요일휴무제 관련 숙의 토론 결과를 공개하고 교육청에 휴무제 시행을 권고했다.
 
학원 일요휴뮤제 시행을 위한 시민 참여 공론화 결과, 찬성 62.6%, 반대 32.7%로 찬성 여론이 반대보다 배 이상 많았다. 찬성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아 공론화위가 휴무제 도입을 권고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상반기에 나올 정책연구 결과를 함께 검토해 최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실효성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요일에 학원이 휴업할 경우 평일 교습이 늘거나 편법 영업이 확대될 소지도 있다. 공론화 시민참여단도 정책 도입 시 발생할 수 있는 장애요인으로 '개인과외 교습이나 스터디카페 등 불법 개인과외 성행(73.1%)'과 '주중, 토요일 학원수강 시간 증가(48.0%)' 등을 꼽았다.
 
직장인 C씨(38)는 "휴무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며 "오히려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고액과외나 불법 사교육이 횡행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전례가 그러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제도적으로 제한을 해야 인식이 바뀐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학생 자녀를 둔 50대 A 씨는 "분명 눈속임으로 수업을 하는 등 일요휴무제가 제대로 지켜지진 않을 것이다"면서도 "지속적으로 공론화 시켜 사교육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 아이들이 학원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사실 학원 일요휴무제 도입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제도는 2014년 당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선거공약으로, '교육감이 조례로 학원 휴강일을 지정하는 것은 학원법상 불가능하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따라 2017년 도입이 무산된 바 있다. 현재로서도 법제화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상황.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정책 도입에 앞서 교육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독교 교사단체 좋은교사운동은 "제도 마련을 위해서는 보다 면밀한 대책이 요구된다"면서 "정책 당국은 향후 제도 시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상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불법에 대한 단속체계와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교육의 학습안전망을 강화하고 사교육 없이도 공부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을 동시에 추진하는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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