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콜 지방(Bicol Region, Region V)은 필리핀 수도인 마닐라가 속해 있는 루손 섬 남동부에 있는 곳이다. 6개의 주(카마리네스 노르테, 카마리네 수르, 카탄두아네스, 마스바테, 솔소곤, 알바이)가 행정구역이며, 전체의 중심 도시는 알바이 주의 레가스피시(Legazpi City)다.
 
비콜조이교회 이선주 선교사는 비콜지방의 중심도시인 레가스피시를 베이스로 개혁주의 복음을 심고 나누며 18년째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대학 시절 단기선교로 필리핀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필리핀 알바이 주의 중심지인 레가스피시의 비콜조이교회. 성도들이 주일예배에 나와 뜨겁게 찬양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체계적인 교회교육 시스템…주일학교와 교회를 바로 세우는 지름길

비콜조이교회를 방문했을 때 첫 인상은 강렬했다. 교인들은 예배당을 비롯해 통로와 계단까지 가득했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뜨겁게 찬양하며 예배를 준비했다. 2시간 가까운 예배시간동안 자리를 뜨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설교자의 말을 행여나 놓칠까 바쁘게 받아 적으며 말씀에 집중했다.
 
교회가 이렇게 부흥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선교 초창기 주일학교 학생들이 500명까지 모이기도 했지만 잠시뿐이었다. 아이들은 똑같은 행사에 지루해 했고 교사와 스탭들은 준비에 지쳐갔다. 이 선교사도 필요한 물질을 마련하기 위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결국 아이들은 80명까지 줄었다.
 
이 선교사는 그동안의 사역이 출석률만 높이는 행사 중심이었단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때부터 아이들에게 정확한 복음 전하고 믿음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꾸준하고 체계적인 교회교육 시스템 마련에 몰두했다.
 
그는 “주일학교가 점점 없어지는 현상의 주원인은 교회교육 시스템의 부재라고 생각한다"며 "자체 교회교육 시스템과 교재를 만들어 교육한 결과 주일학교가 살아났다. 중등부, 고등부, 청년부로 올라가도 교회를 떠나지 않았다. 교회교육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주일 오전 8시가 되면 조이교회 주일학교가 열린다. 레가스피시 내 빅토리·답답·보라귀쉬·람바·뿌로마을 등 여러마을에서 평균 250여 명의 학생들이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린다.ⓒ데일리굿뉴스

1년에 두 번씩 한국에서 전문가를 초청해 주일학교 교사들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3년 만에 자체 교회교육 시스템을 구축했고 유치원 과정을 포함해 14년 과정의 교육교제를 만들었다. 그 결과 줄었던 학생들이 다시 교회를 찾았고 교사들도 더 깊은 지식과 신앙을 갖기 시작했다.
 
교인들은 매일 Q.T를 생활화해 실천하고 있다. 수요일 저녁시간 모여 셀그룹 워크샵을 진행한다. 또한 금요기도회와 주일예배, 제자훈련, 새벽기도회를을 통해 신앙의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있다. 현재 500여 명의 성도들이 출석하고 있다.
 
현지에서 일어나는 힘든 일들은 감당할만하다는 이 선교사는 이유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한국으로부터 후원이 끊긴단 소식이 들릴 때마다 심적인 부담을 느낀다. 진행하던 사역의 어려움은 물론이거니와 생활고로 힘들어하는 가족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럼에도 현지 사역을 이어나가고 더 큰 비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고백하며 나아간다.
 
 ▲이선주 선교사는 현지어(따갈로그어)로 현지인들에게 설교말씀을 전한다. 또한 매주 토요일 전도 및 신방을 통해 주민들을 찾아 복음을 전한다. 18년간 사역을 했지만 이 선교사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데일리굿뉴스

이 선교사는 미션부지를 두고 10년간 기도하던 중 후원자들을 통해 6,500평의 땅을 응답받았다. 그곳에 교회와 미션스쿨, 미션센터 설립을 위해 모든 성도가 열심히 기도중이다. 특히 현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미션센터 설립이 절실하다는 게 이 선교사의 마음이다.
 
그는 “교회에 몇 분의 독거노인이 있다. 한 달에 두 번은 찾아가 뵙고 기도해드리고 함께 예배하는데 이분들 생의 마지막까지 영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미션센터를 세우고 문화공간을 마련하면 더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가스피 시는 비콜의 중심지기 때문에 현지인 목회자들도 이 도시를 찾는 경우가 많다. 그때마다 센터 내 게스트룸을 만들어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필리핀 단기 선교팀이 방문하면 언제든지 머물 수 있도록 제공할 생각이다.
 
이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복음의 열매를 맺을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희생하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며 은혜를 많이 받는다"며 "조이교회가 바로 서고 필리핀의 복음화에 앞장서는 교회가 되도록 많은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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