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실가스, 미세먼지 등 대기와 기후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매일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됐을 정도로 전 세계 도시 지역의 인구 5분의 4 이상이 미세먼지와 화학물질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땅과 먹거리에서도 생태환경 파괴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원인으로는 매해 80t씩 뿌려지고 있는 제초제 화학물질 '글리포세이트'가 대표적이다.
 
프랑스 저널리스트 마리-모니크 로뱅은 저서 '몬산토'와 '에코사이드'를 통해 세계 최대 제초제 회사 '몬산토'가 소유한 이 물질이 우리의 생태계뿐 아니라 일상 생활용품, 수많은 음식물에게도 퍼져 인류의 생존과 지구의 미래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상황을 야기한 미국·유럽의 정부와 몬산토 등 초대형 다국적 기업과 이들과 결탁한 일부 과학자, 언론인 등 '기득권 동맹'들은 제초제의 피해와 문제를 여전히 묵살해 오고 있다. 마리-모니크 로뱅은 이러한 사실을 저서 '에코사이드'에서 폭로하며 수십 년 동안 이에 맞서 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전 세계 농민과 노동자, 독립 과학자 등 '시민 연대'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제초제를 사용한 작업자들에게는 신장 질환, 자폐증, 암 등 각종 희귀 질환이 발생했다.(사진제공=시대의창)

대규모 생태학살의 주범, '글리포세이트'

이상기후와 같은 환경문제로 인해 전 세계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신종 작물의 필요성'을 주목했다. 국제 비영리 환경 연구 전문기관인 세계자원연구소(WRI)는 2050년 전 세계 인구가 100억 명으로 늘어나면 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GMO 농작물 재배와 소비가 미국과 남미, 유럽을 중심으로 대폭 확장 됐지만, 이와 함께 농산물 맞춤형으로 설계된 '글리포세이트' 제초제도 전 세계 농업 시장을 장악하게 됐다.
 
'글리포세이트' 제초제는 과거 베트남 전쟁의 악명 높은 고엽제를 제조해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이라 불린 '몬산토'가 제조한 '라운드업'이라는 제초제이다. 바로 이 제초제에 독성 물질로 의심되는 '글리포세트'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사용한 곳곳에서 각종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제초제를 사용한 작업자들에게는 신장 질환, 자폐증, 암 등 각종 희귀 질환이 발생했고, 이를 섭취한 동식물은 각종 영양결핍, 기형이 나타났다.
 
저자가 직접 만난 식물병리학자 돈 휴버는 "주변을 살펴보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알레르기나 글루텐불내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다"며 "글리포세이트의  고유한 특성으로 이 모든 질병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토양을 황폐화 시키고, 식물과 동물 그리고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도 미국, 유럽연합 등은 공개되지 않은 기업 제공 평가 자료에만 근거해 글리포세이트 사용 허가를 갱신한 뿐"이라며 "몬산토가 관리하는 수많은 과학자들은 자료 조작을 서슴지 않고, 언론 종사자들은 여론을 조작해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있다"고 폭로했다.

 
 ▲에코사이드/마리-모니크 로뱅 지음/목수정 옮긴이/시대의창
2015년 유엔 산하 국제암연구센터가 '글리포세이트는 인체에 암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이라는 사실을 공식 발표했음에도 제초제 사용은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자본의 이해를 수호하는데 사명을 두고 있는 시민들의 요구와 움직임으로 조금씩 변화해 가고 있다. 

최초 몬산토와의 소송을 통해 이후 수천 여건의 법정 투쟁을 이끌어낸 농민 크리스틴 셰파드와 그의 변호사 티머시 리젠버그. 아르헨티나 한복판에서 몬산토에 저항하며 유기농을 실행하는 디에고 페르난데스 등 많은 이들이 한 목소리로 글리포세이트의 위험성을 알렸다.

몬산토는 '생태학살' 행위에 대한 소송으로 주가의 추락을 경험했고, 저자가 시작한 자신의 몸 속 글리포세이트를 측정해 공개함으로 화학물질 사용을 중단하는 운동인 '자발적 오줌싸개들'이라는 캠페인도 프랑스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책을 통해 저자는 무엇보다 생태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의 범위를 더욱 확장하고 실천해 나갈 것을 요구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태학살은 평화에 반하는 범죄'라고 지적한 것처럼 우리 모두 이를 중단시키기 위한 변화와 실천을 촉구해야 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