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구 선교사 ⓒ데일리굿뉴스
지금 전 세계는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을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로 인한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치료에 대한 뉴스보다는 발병 확산에 대한 뉴스가 연일 신문과 TV, 인터넷에서 이어진다. 따라서 나와 가족들에게 언제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생각되는 만큼 불안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단순한 질병을 넘어서서, 관광 및 내수시장과 주식 등에도 그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이라고 알려진 중국인들의 특별한 음식 문화가 소개되면서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 혐오스러운 식재료들을 사용해 요리를 하고, 즐기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중국에 대한 비난 여론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선교지의 음식 문화 충격은 선교사들에게는 쉽게 넘기 어려운 관문이다. 아무런 맛도 없는 평범한 ‘물’에서부터 그 충격이 시작된다.

필자가 사역하는 선교지 사역 초기에 지저분한 거리의 음식 위생이 염려돼 좀 깨끗하고 괜찮은 가게에서 현지 음식을 사 먹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슬슬 배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설사를 했다. 난생처음 이런 설사를 경험했는데 하루 동안 40여 번의 설사로 불과 하루 만에 무려 8kg이 빠졌다. 현지병원에 갔더니 장염이라는데, 선배 선교사들은 이를 '물갈이'라고 불렀다. 정말 말 그대로 한국에서 오랫동안 적응돼 쌓여진 한국의 물을 선교 현지의 물로 바꾸는 느낌이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바꿔야 하는데 섭씨 50℃에 다다르는 더위에 땀을 많이 흘리고, 한국에서 마시던 대로 시원한 물을 갑자기 많이 마시게 되니, 몸 안에 수분이 바뀌면서 말 그대로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가장 기본적인 '물'도 이렇게 바뀌면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데 수백 년, 수천 년을 이어 온 현지의 음식문화를 선교사가 쉽게 이해하거나 바꾸기는 쉽지가 않다. 오래전에 선교학을 공부할 때 '선교사'라는 사람들에 대해 '선교현지의 이상한 음식을 고국의 음식처럼 잘 먹는 사람들'이라고 인식했었다. 그러다가 실제로 선교현장을 경험해보니 다양한 음식들이 있었고 그만큼 적응하는데 쉽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1884년부터 1934년의 선교초기의 역사를 기록한 '한국의 선교역사'라는 책을 보면 당시 조선의 위생 상태나 음식은 한국에 온 외국 선교사들에게는 정말 넘기 힘든 과제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기도편지나 글을 보면 조선을 사랑해서 선교사로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음식을 힘들어하고, 때로는 그 표현이 조선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이어져서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느낌이 들어 불쾌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 모든 사람이 중국의 독특한 음식 문화를 비난하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중국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많아진다는 것을 보도를 통해 듣게 된다. 고쳐야 할 것은 고쳐야 하고, 질병에 대한 위협과 불안요소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중국 전체를 비난하는 것은 약간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한국은 중국발 미세먼지, 외교 문제, 최근 많은 선교사 추방의 문제 등 과거 역사로부터의 문제들을 생각하면 중국에 대한 우리 한국인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감정은 좋지만은 않다.  한편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제일 어려움을 당한 중국을 위해 아무런 보상이나 관계를 생각하지 말고 도와주면서 기도하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마스크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중국의 이야기에 '우리가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 할 때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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