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 <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선한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편집자 주
 
"사회에서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어려운 곳에 작은 보탬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연희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박진병 원장. 미용 봉사를 13년째 이어온 이력의 소유자다.
 
 ▲13년 째 중증장애인 미용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진우헤어' 박진병 원장. ⓒ데일리굿뉴스

 그는 고등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미용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미용학교는 대학 진학을 하지 않는 '대포자'들이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어릴 적부터 멋 내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헤어 디자이너를 꿈꾸며 미용학교에 진학했다.
 
미용 일을 시작 한지 어느덧 22년, 미용을 할 때 가장 즐겁다는 박 원장은 3개의 지점을 추가로 개점하는 등 동종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전문 헤어디자이너로 자리매김했다.
 
사업이 확장되고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중에도 박 원장은 매달 둘째 주면 용산구에 있는 시설을 찾아간다. 2008년부터 이어온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헤어 커트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박 원장은 친한 친구의 오토바이 사고를 계기로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사고로 장애를 얻은 친구가 얼마 후 세상을 떠나자 친구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돌아보게 됐다.
 
처음에는 '딱 1년만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봉사가 13년이나 지속됐다. 머리를 예쁘게 자르고 밝게 인사하는 분들의 모습을 볼 때 직업에 대한 보람과 만족을 느낀다.

"누구나 멋있어지고 싶고, 예뻐지고 싶잖아요. 머리를 자르기 위해 시간 맞춰 오시고 어눌한 발음이지만 감사를 표현하며 밝게 나가시는 모습을 보는 게 제 기쁨이고 만족이에요. 일할 때랑은 조금 다른 감정이 들어요."
 
 ▲박진병 원장이 미용 봉사를 하는 모습. ⓒ데일리굿뉴스

 박 원장은 현재 운영하는 미용실 건물도 문 전체가 열리도록 해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쉽게 미용실 턱을 넘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주변 이웃들을 배려하는 실천들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이야 요양 보호사와 같이 활동이 어려운 사람들을 보조해 주는 분들이 많이 있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어요. 휠체어에서 내리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미용실의 접근성은 좋지 않았죠."
 
박 원장은 그동안 봉사하는 날이면 홀로 20명이 넘는 분들의 머리를 손질해 왔는데, 최근에는 마음이 맞는 후배들을 독려해 함께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봉사를 어렵게 생각한다"며 "조금만 행동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돕는 경험이 쌓이면 즐거움이 된다"며 "어렵고 힘든 곳에 작은 보탬이 되는 삶을 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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