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대상으로 한 잇단 강력범죄에 분노한 멕시코 여성들이 내달 하루 대규모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여성 대상 강력범죄에 항의하는 멕시코 여성 시위대(사진제공=연합뉴스)

멕시코 언론에 따르면 여성단체 등은 '세계 여성의 날' 이튿날인 내달 9일 멕시코 전역에서 '여성 없는 하루' 총파업을 진행한다.

매년 여성의 날을 즈음해 세계 각국에서 여성 파업이 벌어졌는데, 멕시코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하루 여성들은 학교와 직장에 나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외식, 쇼핑 등도 삼간 채 집에 머물겠다는 것이 시위 주최 측의 계획이다.

이번 파업은 최근 멕시코에서 여성에 대한 끔찍한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당국에 대한 분노도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멕시코시티에서 20대 여성이 함께 살던 40대 남성의 손에 살해당하고, 잔혹하게 훼손된 시신이 경찰과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분노를 키웠다.

이어 7살 여아 파티마가 엄마 친구 부부에게 납치·성폭행을 당한 뒤 쓰레기봉투에 담긴 시신으로 발견돼 충격을 안겨줬다.

이들 사건은 멕시코에서 하루에 10명꼴로 발생하는 '페미사이드'(여성 살해) 사건의 일부일 뿐이다.

페미사이드는 성폭행, 여성 혐오 등 성별을 이유로 발생하는 살해 사건을 가리키며, 넓은 의미에서 여성이 피해자인 모든 살인 사건을 뜻하기도 한다.

최근의 두 사건은 모두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지만, 전체적으로 여성살해 용의자가 붙잡혀 처벌을 받는 비율은 극히 낮다.

여성단체들은 대통령궁 앞을 비롯한 멕시코 전역에서 당국의 무관심을 비판하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

파업 일정이 정해진 후 많은 여성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올가 산체스 내무장관과 여러 여성 의원들도 파업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 21일 공무원들이 파업에 참여해도 징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위선적인 보수 우파들이 진보 정부에 맞서기 위해 이런 움직임을 장려한다"며 시위자들이 이에 넘어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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