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되면서 대회를 준비하던 선수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올여름 열리려던 도쿄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결국 1년 연기되면서 4년을 기다리며 준비한 선수들도 혼란에 빠졌다.
 
아직 출전권 배분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종목이 수두룩한 데다, 티켓을 거머쥔 선수들도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모르는 처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인이 결정된 도쿄 올림픽 출전권은 전체 57% 정도다.
 
본선이 1년 미뤄짐에 따라 남은 43%는 차치하고라도 57%부터도 기존의 출전 자격을 내년까지 유지해야 하느냐는 논란의 여지가 생긴다.
 
상당수 종목은 각 연맹이 정하는 국제대회 성적으로 부여하는 세계랭킹이나 올림픽 포인트 랭킹이 출전권 배분의 기준이 되는데, 현재와 1년 뒤 선수들의 기량이나 랭킹이 완전히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성적으로 얻어낸 자격을 1년 뒤까지 인정해야 하느냐에서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출전권 경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경우엔 앞서 티켓을 따냈던 선수가 피해를 보는 셈인 만큼 형평성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일단 선수들로선 새로운 올림픽 일정과 출전권 배분 마감 시점에 따라 각 종목 연맹의 후속 계획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육상을 비롯해 배드민턴, 펜싱 등은 국제대회에서 기준 기록을 넘거나 세계랭킹 포인트를 쌓아야 하고, 복싱, 태권도, 레슬링 등 투기 종목이나 핸드볼 등 일부 구기 종목은 별도의 예선 대회를 거쳐야 한다. 이들 모두 코로나19 여파에 대회가 미뤄져 후속 일정도 확실히 정하지 못하는 처지다.
 
어떤 형태로 예선이 진행되더라도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나라마다 천차만별인 만큼 훈련과 국제대회 출전 등에 받는 영향도 선수마다 제각각이다. 공정한 경쟁이 펼쳐질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오래전 정해진 '2020년 7월'이라는 시점만 바라보고 훈련과 대회 계획을 짜 몸을 만들어 온 선수들이 1년 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변수다.
 
도쿄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올림픽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려던 노장 선수 등에겐 연장된 1년이 더욱 극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은퇴를 비롯한 큰 틀의 장래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한국 선수단은 19개 종목의 157명이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인데, 종목별 국제연맹의 출전권 관련 방침 변동 여부에 따라 올림픽에 나설 선수 선발 계획도 줄줄이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농구, 배구 등 단체 구기 종목은 대회 시기에 최적의 팀을 각자 구성해 겨루면 되니 개인 종목보다는 상황이 낫다고 볼 수 있지만, 유일하게 출전 선수의 나이 상한선을 둔 남자 축구는 다소 예민하다.
 
남자 축구에는 23세 이하 선수만 출전할 수 있어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선 원칙대로라면 1998년생이 기준이다.
 
그러나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3명)를 제외한 최고 연령대인 1997년생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는데, 정작 이들이 출전할 수 없는 점이 딜레마다. 본선 전력도 이들 위주로 구상하던 각국의 계획엔 차질이 생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 올림픽 최종 예선인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당시 원두재(울산)를 비롯해 김대원, 정승원(이상 대구), 이동준, 김진규(이상 부산), 이동경(울산) 등 11명이 1997년생이었다.
 
일각에선 이번이 특수한 상황인 만큼 예외를 둬 1997년생의 출전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한국 남자 선수들은 올림픽 메달 획득 시 병역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 1년 연기로 나이 때문에 기회를 잃는 선수가 생기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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