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텔레그램 본사·서버 소재지 파악 분주.(사진제공=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n번방' 사건 수사마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8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열릴 예정이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회의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줄줄이 무기한 연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사방'과 'n번방' 등의 범행이 이뤄진 텔레그램을 제대로 수사하려면 국제 공조가 필수"라며 "인터폴 회의에서 각국 수사기관과 텔레그램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고 협력하려던 계획이 무산돼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찰청은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과는 이미 협력 체계를 구축해놓았다. 이들 기업 본사를 꾸준히 방문해 인맥을 다진 결과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해외 인터넷 메신저인 텔레그램은 사정이 정반대다. 텔레그램은 본사와 서버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도 파악되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 법 집행기관들에 텔레그램 본사 소재지를 문의했지만, 한결같이 '우리도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특정 국가의 경찰이 텔레그램과 공조했다는 첩보가 있어 알아봤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텔레그램 일부 서버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경찰청은 UAE 형법까지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회의가 코로나19로 인해 줄줄이 취소되자 경찰청은 화상회의를 추질할 예정이다. 텔레그램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경찰청은 미국 연방수사국(FBI),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등과도 협업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텔레그램에서 이뤄지는 각종 불법행위에 대해 텔레그램이 책임 의식을 갖고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는 국제 여론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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