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확산세가 다소 꺾인 것으로 보인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동 제한령 시행 뒤  평균 확진자 증가율 12%로 줄어

유럽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확산세가 다소 꺾인 것으로 보인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코로나19 통계에 따르면 유럽 내 누적 확진자 수는 40만 명에 육박했다. 누적 사망자 수도 2만 5,000명을 넘어섰다.

국가별로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가 10만 1,739명(사망 1만 1,591명), 스페인 8만 5,195명(7,340명), 독일 6만 3,929명(560명), 프랑스 4만 793명(2,612명), 영국 2만 2,448명(1,411명)이었다.

이어 스위스 1만 5,760명(333명), 벨기에 1만 1,899명(513명), 네덜란드 1만 1,817명(865명) 등의 순으로 누적 확진자가 많았다.

특히 스페인은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0명 넘게 발생하면서 진원지인 중국(8만 1,470명)의 누적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

그간 유럽에서 들불처럼 번지던 코로나19 확산세가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중심으로 약간 꺾이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이탈리아의 경우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4,050명으로 보고됐지만, 이는 13일 만에 최저치다.

최근 며칠 간의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26일 6,203명, 27일 5,909명, 28일 5,974명, 29일 5,217명 등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 전문가들은 이르면 일주일 내에 바이러스 확산세가 정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탈리아에 이어 큰 피해를 본 스페인에서도 비슷한 관측이 나왔다.

질병통제국의 마리아 호세 시에라 대변인은 "이동 제한령이 시행된 뒤 지난 15∼25일에 평균 확진자 증가율이 매일 20% 수준이었는데 25일 이후 12%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조처들을 시행하면서 우리가 기대했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이클 라이언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이탈리아의 경우) 지금 우리가 오늘 보는 것은 2주 전에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례"라면서 "아마도 우리는 안정화를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정점에) 거의 다 왔기를 매우 희망한다"면서 검사와 격리, 추적 등 공격적인 조처를 지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섣부른 방심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국립 고등보건연구소(ISS)의 실비오 브루사페로 소장은 현지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둔화하는 고무적인 징후가 있지만, 섣불리 이야기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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