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여러명을 한꺼번에 검사하는 '취합검사법'(Pooling)을 도입하면서 집단시설에서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요양병원이나 요양원과 같이 밀폐된 공간에 다수가 머무르는 시설에서는 감염자가 한명만 있어도 집단감염으로 확산할 위험이 커 그동안 전수검사나 표본검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됐다.

특히 요양시설에는 면역력이 취약한 고령자가 많고, 감염 후에도 다른 지병 때문에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려워 감염자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검사 체취하는 의료진(사진제공=연합뉴스)

최대 10명 한번에 검사…"신속한 '스크리닝' 효과 기대"

10일 방역당국과 의료계는 취합검사법을 이용하면 요양기관처럼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군이 모여있는 시설에 대한 검사를 효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취합검사법은 여러 명에게서 검체를 채취한 뒤 이 검체를 하나로 만들어 검사하는 방식이다. 검사 대상자의 검체를 하나씩 검사할 때보다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

예를 들어 환자 10명에게서 각각 검체를 채취하고, 이 검체를 물건을 담는 그릇 역할을 하는 튜브(tube)에 넣어 검사 장비에 넣는다. 이후 검사방법은 기존 코로나19 검사와 동일하다.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10명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반대로 '양성'이 나오면 이들 중에 감염자가 있다는 뜻이므로 개별 검체로 진단검사를 다시 해야 한다. 이때는 10명에게서 채취했던 검체를 다시 검사하면 된다. 취합검사법은 누가 감염자인지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확진 판정을 위한 검사로는 활용할 수 없다.

이런 취합검사법은 현재 의료 기술로는 30여명까지 검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역당국과 진단검사의학회는 코로나19 검사에 활용할 취합검사법의 프로토콜을 만들면서 최대 10명의 검체만 혼합하도록 한정했다.

방역당국은 취합검사법 도입으로 요양병원 등에서 감염자를 빨리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취합검사법은 증상이 없는 감염 위험군의 질병 감시 목적으로만 사용하게 된다"며 "드러나지 않은 지역사회의 환자를 발견할 수 있어 질병 예방에 더욱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역시 취합검사법을 사용하면 검사에 소비되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감소시키고,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데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지환 서울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개별 환자를 일일이 검사하기 어려운 집단시설에 시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검사법"이라며 "취합검사법을 활용하면 전체 병원을 신속히 '스크리닝' 할 수 있게 돼 감염 여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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