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페르디타 어금니 화석 발굴 현장.(사진제공=연합뉴스)

약 3400만 년 전에 아프리카 대륙에 살던 고대 원숭이 무리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뗏목을 타고 대서양을 건너 1천400㎞이상 떨어져 있던 남미대륙에 도착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고고학자들은 페루 아마존 유역에서 발굴된 원숭이 어금니 화석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 따르면 이 대학 켁(Keck) 의학부 에릭 세이퍼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페루 동북부의 아마존강 원류인 우카얄리강 인근에서 발견된 고대 원숭이 이빨 화석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

이 고대 원숭이는 멸종한 아프리카 원숭이 '파라피테시드'(parapithecid)과(科)의 한 종(種)으로 '우카얄리피테쿠스 페르디타'(Ucayalipithecus perdita)라는 학명이 부여됐다. 우카얄리는 이빨 화석이 발굴된 강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며, 피테쿠스와 페르디타는 라틴어로 각각 원숭이와 잃어버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연구팀은 U.페르디타의 어금니 화석이 신세계원숭이(광비원류)와 설치류인 카비오모르프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대서양을 건너 남미에 도착한 세 번째 종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U.페르디타 어금니 화석.(사진제공=연합뉴스)

연구팀은 어금니 화석이 발견된 곳이 올리고세(3400만~2300만 년 전) 지층이라는 점과 이집트에서 발굴된 근연종인 파라피테시드 화석과의 유사점 등을 근거로 U.페르디타가 약 3400만년 전에 대서양을 건넌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지질시대가 에오세에서 올리고세로 전환될 때 남극대륙의 빙상이 늘어나며 해수면이 낮아지고 바다 폭이 좁아져 U.페르디타가 대서양을 건너기가 수월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폭풍으로 해안가를 덮고 있던 나무와 풀이 뒤섞인 '식생'(vegetation)이 떨어져 나오면서 섬처럼 자연 뗏목을 만든 것으로 추정했다.

세이퍼트 교수는 CNN과의 회견에서 "극도로 어렵기는 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작은 포유류가 물과 먹이를 덜 필요로 해 큰 동물보다는 유리하다"면서 "화석 기록상 강이나 바다를 건너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종 확산 사례 대부분이 작은 동물과 관련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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