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서에서 이혼까지”…신천지, 가정불화 조장

차진환 기자(drogcha@goodtv.co.kr)

등록일:2020-04-17 14: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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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남 광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단 신천지로 인해 15가정이 집단 이혼소송에 휘말렸다. 이들 가운데 10가정은 이혼소송 중이며 몇몇은 결혼 생활을 끝냈다. 이러한 가정 파탄은 신천지 내에서 빈번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오른 것뿐이다. 심지어 배후에 신천지의 지시가 있었다는 탈퇴자들의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신천지에 빠진 배우자때문에 가정불화는 물론 이혼 위기까지 겪었던 피해자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신천지에 빠져 가정불화는 물론 가정파괴까지 이르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경우의 수 따져 상황별 매뉴얼·지침 지시
배우자 험담으로 가족 내 신뢰 무너뜨려
신천지 탈퇴자들이 이단사역에 힘 보태야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 둘, 단란한 가정을 꾸려갔던 박찬주(가명) 씨는 7년 전 처제로부터 아내가 신천지에 다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정통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던 박 씨는 아내와의 대화에서 다시는 신천지에 가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았다. 하지만 6개월 뒤 교회 목사님을 통해 아내가 여전히 신천지 생활을 하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됐다.

박 씨는 “두 번째로 발각된 이후, 분노가 치밀었고, 아내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몸싸움도 일어났다”며 “그 때 신천지 측에서 경찰에 신고를 했고 아내를 데려갔다”고 회상했다. 보름 뒤 그녀는 “신천지 활동을 간섭하면 이혼하겠다”, “이를 어길 시 이혼하고 양육·재산권을 가져가겠다”는 등 7~8가지 항목의 각서를 박 씨에게 건넸다.

각서를 써야만 집에 들어오겠다는 아내를 두고 박 씨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이들 부부의 자녀는 1살과 3살로 엄마의 손길이 한창 필요한 때였다.

또 다른 피해자 정필호·김아정(가명) 부부는 아내 김 씨가 신천지에 5년 간 몸을 담으면서 갈등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교회에 나간다고만 했다. 신앙이 없던 정 씨는 육아에 집중하기 위해 하던 일까지 그만둔 아내가 교회에 다니면서 조금이라도 힘을 내길 바랐다.

정 씨는 교회에 간 아내를 데리러 갔다가 흰색 상의와 검은 바지를 입은 신천지 무리에서 나오는 아내를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사이비나 이단이라고 하면 사람을 감금하거나 인성의 문제가 생기는 집단이란 부정적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내를 신천지에서 빼오기 위해 처가 식구들에게 도움을 청했다가 오히려 추궁을 들었다.

정 씨는 “신천지는 남편이 아내가 신천지란 사실을 알게 됐을 때의 상황들을 수 없이 경험하면서 여러 가지 대응을 준비해 뒀다”며 “남편에 대한 험담으로 신뢰를 무너뜨려 친정 식구들과 남편의 사이를 벌려놔야 한다는 것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아내 김 씨는 이미 신천지로부터 지속적인 정신교육을 받은 상태였다. 가족이 알게 되면 신변보호요청서를 다시 작성하게 해 추후 다툼이 생길 경우 신천지 섭외부에 연락하도록 했다. 그러면 섭외부에서 경찰에 신고해 신도들의 신변을 확보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한 매뉴얼과 상황에 맞는 신천지 지도부의 지시가 존재한다고 피해자들은 입을 모았다.

김 씨는 “절대 따라가지 않는다. 무조건 크게 소리 지른다. 도망간다. 신천지 측 전화번호를 2개 이상 외운다 등 언제든지 이단상담에 들어갈 것 같다고 생각되는 신도들은 계속 정신교육을 시켜 놓는다”고 강조했다.

신천지의 교리상 “내 생각은 사탄이 주는 생각이다. 내 생각이 가장 비진리다”는 식으로 신천지 교육생 시절부터 가르친다는 것이다. 가족과 세상은 신도들의 적이며 특히 이단 상담소는 가장 큰 대적자라고 해서 상담조차 받지 못하도록 한다.

심지어 힘들어 하는 가족의 모습을 거짓이라 종용하며 신천지 매뉴얼대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김 씨는 “신천지는 지시를 받아 따르는 체계다 보니, 가족과의 갈등은 위로 보고하게 돼있다”며 “남편이 너무 힘들어하고 건강이 너무 안 좋아졌다고 보고했더니 신천지에서는 ‘다 연기다. 그런 부분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피드백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정 씨는 “아내를 두고 신천지와 싸우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내는 자기의 의사가 없었고 자아도 없는 듯 했다”며  “분노도 느꼈지만 아내를 빼내오기 위해서 감정보단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신천지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들 부부 모두 이단상담소의 도움으로 가정을 회복했다.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신천지에 빠져 있는 가족의 상태를 점검하고 이후 전략을 세웠기에 가능했다. 비슷한 과정을 겪은 경험자들과의 만남도 도움이 됐다.

박 씨는 “이단상담소에 데려갈까 봐 차에 타는 것도 거부하는 아내를 안심시키는 과정이 중요했다”며 “상담소 소장과 상담사를 통해 아내가 신천지에서 탈퇴할 수 있었다”고 조언했다.
 
광주이단상담소 임웅기 소장은 “본인들이 해결하다가 문제가 심각해져서 전문가의 손길,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며 “전문가의 도움을 먼저 요청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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