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최근 국제유가가 폭락하는 가운데 유가 회복을 꿈꾸며 베팅한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지난달 이후 2조 4,000억 원 이상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이례적으로 투기성 강한 원유 선물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 등 일부 상품의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유가 하락시 손실을 내는 ETN 8개 종목에 몰린 개인 순매수 금액은 총 5천85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2종(하락시 이익을 얻는 인버스 종목은 제외) 순매수 금액 1조8천509억원을 더해 총 2조4천366억원의 개인 투자 자금이 유가 회복을 기대하며 이 기간 ETN·ETF에 집중됐다.
 
그러나 지난 20일(현지시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유가 급락세가 계속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500019]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520009]의 경우 같은 기간 시장가격이 91.18%, 88.20% 각각 폭락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는 이날 'WTI원유 관련 ETN에 대한 추가 안정화 조치 시행' 자료를 내고 WTI 선물 가격이 50% 이상 하락할 경우 WTI 선물 레버리지 ETN의 투자금 전액 최종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위 2개 종목의 기초지표 가치 대비 시장가격의 괴리율이 이날 장 마감까지 30% 미만으로 정상화되지 않자 23~24일 이틀 동안 거래를 정지하기로 했다.
 
이들 종목의 장 마감 기준 실시간 지표가치 대비 시장가격 괴리율은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이 848%,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은 214%까지 급등했다.
 
이들 종목은 오는 27일 단일가매매 방식으로 거래가 재개되나, 거래 재개 당일에도 괴리율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거래소는 거래 정지를 연장할 방침이다.
 
거래소는 특히 WTI 레버리지 종목은 WTI 선물 가격이 50% 이상 하락할 경우 기초지표 가치가 0원이 되므로 투자금 전액 손실이 확정될 위험이 있으니 투자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들 종목은 WTI 선물 가격 일간 등락률의 2배를 기초자산으로 한다"며 "따라서 WTI 선물이 하루에 50% 하락할 경우 -100%가 적용돼 기초자산 가격이 0이 되면서 전액 손실이 확정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경우 추후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이미 전액 손실이 확정돼 투자자의 손실 복구가 불가능하다"며 "상품 구조상 장기적으로 유가가 살아나도 손실이 쌓이면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가 절대 장기간 투자하면 안 되는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괴리율 과다 기준을 현행 30%에서 앞으로 더 낮춰서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또 이미 괴리율 과다로 거래 정지 중인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530031]과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550042]의 향후 거래 재개 일정을 별도로 공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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