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거리두는 사회...'마을 공동체'로 회복

지역문화 특색 살려 마을 공동체 형성

박재현 기자(wogus9817@goodtv.co.kr)

등록일:2020-05-05 17: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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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체제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무너졌던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힘을 모아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도 조금씩 보이는 가운데 상부상조의 미덕을 살린 지역 공동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역문화의 특색을 살린 마을 공동사업 '백남준카페'. ⓒ데일리굿뉴스

주민이 만든 '백남준카페'...사랑방 역할 톡톡

서울 창신동 부근 한 골목에 위치한 한옥 카페. 조금은 외지어 보이지만 마을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한 이곳은 이웃 주민인 10명의 대표가 운영한다.

'백남준을기억하는집'에 위치한 '백남준카페'는 지역문화의 특색을 되살리고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주민들이 나서 만들었다.

무엇보다 창신동 사랑방 역할을 하며 언제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많은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백남준카페 10명의 대표 중 한 명인 이종화 씨는 "지금까지 아무 탈 없이 카페를 잘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주민들 덕분"이라며 "커피 값도 저렴한 데다 주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백남준기념관과 카페가 문을 닫는 등 어려움을 겪게 됐지만 창신동 주민들은 사랑방에서 쌓은 끈끈한 유대로 위기를 극복 중이다.

인근에 봉제장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덕에 손수 만든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을 어려운 지역 이웃들에게 전달하며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백남준카페가 들어선 것은 불과 3년 전. 언덕 위로 낙후된 골목들 사이 봉제공장들이 가득했던 창신동은 2007년 뉴타운으로 지정돼 기존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다. 하지만 마을을 살리기 위해 나선 주민들의 노력으로 2014년 서울형 도시재생 1호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 손경주 이사는 "세계적인 예술가 백남준 씨가 창신동 출신인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 한 주민들이 그를 기억할 수 있는 기념관을 세우자고 목소리를 냈다"며 "기념관 안에 마을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는 카페를 만들어 동네 주민이 함께 운영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카페 운영을 위해 모인 동네 주민들은 우선 바리스타 교육부터 받았다. 서툰 만큼 사전준비와 규칙도 함께 세워 마을 카페를 만들어 나갔다.

3년이 지난 지금 동네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곳이 됐고, 주민 소통의 장으로도 쓰인다.

백남준카페 수익 일부는 어려운 이웃 생활비와 장학금 등으로 지원하고, 마을 공동체를 위한 사업에도 사용 중이다.

손경주 이사는 "코로나19로 공동체 모임은 중단됐지만 마을 공동체가 하나되어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며 "하루 빨리 중단됐던 공동체 모임을 다시 시작해 주민들이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협업으로 상생을 도모하고 있는 창신동 봉제거리에는 청년 디자이너와 지역 봉제공장과 호흡을 맞춰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봉제공장·청년 디자이너 협업... "낙후된 거리에 활기"

백남준카페가 지역 사랑방이라면 창신동 봉제거리는 경제 공동체다. 한 때 1,000여 개의 가내 봉제공장이 밀집했던 창신동 봉제거리에는 청년 디자이너와 지역 봉제공장과 호흡을 맞춰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낙후됐던 봉제거리가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청년 디자이너들은 이곳에서 숙련된 봉제기술을 익혔고, 자연스럽게 지역 봉제인들과 함께 일 하게 된 사례다. 서울봉제산업협회는 청년들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현장 특화 교육 등을 지원했다.

창신데님연구소 박지영 디자이너는 "패션을 전공했지만 현장에서 옷을 배우고,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접하기는 어려웠다"며 "이곳에선 직접 원단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봉제공장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바로 달려가 물어볼 수 있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봉제기술이 어느 정도 손에 익자 지역 봉제공장과 협업해 '데님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젊은 세대 취향에 맞게 꾸민 '로드 패션쇼'를 선보이며 도시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지금은 4명의 디자이너가 창신데님연구소에서 온라인·온프라인 마켓, 디자인, 편집까지 도맡아 공동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매출 3분의 1이 줄고, 공장도 침체된 분위기지만 청년들은 새로운 전시와 지원 사업을 준비하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박지영 디자이너는 "5월 중순에 돈의문 서울 도시재생관에서 청바지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다양한 지원 공모 사업 등을 통해 앞으로 창신동이 낙후된 공간이 아닌 더 세련된 젊음의 거리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지역 봉제공장과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기반 네트워크, 포스트 코로나 대안될 것"

서울 창신동 사례처럼 지역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지역사회를 회복하는 방법 중 하나로 손꼽힌다.

감염 우려로 인해 소통이 단절된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익까지 얻을 수 있는 대안인 셈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나은 법이라는 것이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공동체 활동은 코로나 사태로 침체되어 있는 지역 경제를 다같이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염려에 낙심하고 있는 이때 난국을 이겨낼 수 있도록 모든 공동체가 지혜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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