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침략으로 국권을 상실한 1910년, 강제로 내려졌던 연동소학교 태극기가 복원됐다. 110년 이상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함께해온 연동소학교 태극기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태극기를 보관해 온 연동교회는 향후 문화재 등록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연동소학교 태극기 복원 전(왼), 후(오) 사진(가로 86.5cm, 세로 102.5cm) ⓒ데일리굿뉴스

복원작업 기간 1년…"귀중한 역사적 유산"
 
연동교회 역사관에 자리잡은 연동소학교 태극기. 최소 110여 년 전 제작된 이 태극기는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지금의 태극기와는 모양이 사뭇 다르다.

태극문양은 세로로 되어 있으며, 태극기 모서리에 표현된 네 개의 괘 건곤감리도 다른 순서로 배치되어 있다. 연동소학교 태극기가 발견된 1910년까지는 태극기 제작법이 지금처럼 정형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동소학교 태극기는 일제강점기가 시작됐던 1910년, 국권피탈로 연동소학교 교정에서 회수됐다. 당시 교사였던 오현관 장로는 74 년 간 보관하던 태극기를 1984년 연동교회에 기증했다.
 
연동교회 김주용 위임목사는 "오현관 장로님이 태극기를 기증하신 것을 계기로 연동교회도 교회 내 박물관을 준비하게 됐다"며 "태극기의 훼손을 막고 다음세대에 역사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태극기를 복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권피탈 당시 역사를 함께 한 연동소학교 태극기는 귀중한 역사적 유산이 될 것"이라며 "태극기를 통해 한국교회가 나라를 사랑했던 당시의 마음을 다시금 생각하고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동교회 역사관에 보관되어 있던 태극기 복원작업은 지난해 4월 시작됐다. 이후, 약 1년 만인 올해 2월 지금의 모습을 되찾았다.
 
연동소학교 태극기는 손상 정도가 심해 복원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연동교회 역사위원회 남연숙 위원은 "건곤감리 자체도 많이 떨어져 있었고, 육안으로 보기에도 전반적인 오염도와 훼손 정도가 굉장히 심했다"며 "그대로 두면 앞으로도 훼손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태극기 복원작업에 참여한 단국대학교 박물관 소속의 노수정 선생도 "태극기의 탈색 정도가 심해 태극기 본연의 색을 되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연동소학교 태극기 복원팀은 옛모습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태극기 천의 두께와 재질을 파악한 뒤, 가장 비슷한 형태를 찾았다. 또한, 다림질이 아닌 손의 온도로 태극기를 평평하게 다음이질 해 한 땀 한 땀 복원했다.
 
이렇게 복원된 태극기는 다음세대를 위한 역사 교육자료이자 신앙 선조들의 애국심을 엿볼 수 있는 사료가 됐다.

연동교회 측은 1910년 연동소학교 태극기와 함께 발견됐던 '교회기'도 추후 복원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중에는 연동소학기 태극기를 문화재로 등록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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