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해외선교 활동이 타격을 입게 되면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선교사들이 많다. 상담과 같은 심리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여러 이유로 상담을 주저하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심리상담과 같은 지원책이 시급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 사태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선교사들이 많아지면서, 전문상담센터를 찾는 경우도 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코로나 사태 이후 사역 중단, 거취 불안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선교사들이 많아지면서 심리상담 지원에 대한 필요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상담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 받는 것이라는 편견, 혼자서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선교사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교후원금을 사역비나 생활비에 쓰는 것으로도 빠듯해 상담을 받을 만 한 재정적인 여유가 없다는 이유도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사역하는 L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비자문제, 자녀문제, 현지인과의 관계문제로 생긴 내면의 고통 때문에 아파하면서도 그저 사명에 의지해 감정도 포기하며 살았던 것 같다"며 "선교사이기 때문에 혼자서 해결해야 된다는 생각이 컸다"고 고백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선교사들이 전문상담기관이나 의료시설의 도움을 받아 심리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적절한 시기에 상담을 받는 것만으로도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상담을 받은 선교사들은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스트레스 원인을 찾고 관리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상담지원을 받고 있는 B 선교사는 "선교지에 6년 있으면서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어질 정도가 돼 상담을 결심했다"며 "제 성격이나 기질, 살아왔던 삶을 돌아보면서 몰랐던 제 모습을 발견하고, 어떤 부분에서 충돌이 일어나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 한국선교상담지원센터(MCC)에서 카드를 활용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이와 관련해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산하 기관인 한국선교상담지원센터(MCC)는 선교사들에게 심리·정서 회복을 위한 사역을 하고 있다. 기본적인 심리검사와 전문상담, 자신의 어려운 상황이나 상태를 말로 정리해보는 디브리핑, 미술치료 등을 제공한다. 상담은 홈페이지에 안내된 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MCC는 재정상황이 어려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선교사들이 적절한 상담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KWMA와 함께 무료상담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이를 위해 최소한의 비용을 측정해 재정후원을 받고 있다.
 
MCC 박정례 상임대표는 "상처가 깊어져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을 때 문을 두드리는 분들이 많다"며 "선교사들이 상담이나 디브리핑을 통해 재충전 받고 다시 사역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교사들이 훈련과정에서 또는 안식년 기간을 활용해 심리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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