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장애인 일자리 고용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실제로 안정된 일자리를 갖는 비율은 낮다. 재능이 있어도 취업의 기회를 갖는 게 쉽지 않은게 현실. 이런 가운데 우리 사회의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해 발달 장애인들이 클래식 연주단을 꾸려 눈길을 끈다.
 
 ▲발달장애인 연주단 '브릿지 온 앙상블'이 일원동교회에서 합주를 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장애인과 비장애인 연결하는 다리가 꿈"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한 교회. 문틈 사이로 경쾌한 음악 소리가 새어나왔다. '브릿지 온 앙상블'의 연주 소리다. '브릿지 온 앙상블'은 음악적 재능을 가진 발달장애인 단원들이 모여 창단한 클래식 앙상블 연주단이다.
                    
이들이 모인 건 지난해 9월. 밀알복지재단에서 서울시 지원을 받아 발달장애인 인식개선을 목표로 장애인 클래식 연주단을 창단하면서부터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서울시 지원이 종료되면서 '브릿지 온 앙상블'은 뿔뿔이 흩어져야 할 위기에 처했다.
 
고민 끝에 밀알복지재단은 이들을 재단 직원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올해, 한국장애고용공단에서 주관하는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사업'에 선정되면서 이들은 '장애 인식 개선 강사'로 일할 수 있게 됐다.
 
단원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게 돼 좋다는 반응이다. 박세현 씨(23)는 "일자리가 생겨 강사로서 일할 수 있어서 좋다"며 "마음에 맞는 단원들과 함께 연주하고 일하는 것이 기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발달장애인들은 뛰어난 실력을 가졌어도 장애인이란 이유로 연주자로서 꿈을 펼칠 기회가 많지 않다. 국내에선 장애인들이 복지 차원에서 음악을 배울 수 있는 경로는 많아도, 재능을 직업으로 연결시키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연주단 매니저로 섬기고 있는 조태승 목사는 "과거에는 장애인, 특별히 발달장애인들에겐 한정된 직업의 영역이 있었다"며 "주로 단순한 업무를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장애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 오랫동안 연마한 기술이 자연스럽게 직업과 연결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근엔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공연과 강연 모두 중단됐지만 '브릿지 온 앙상블'은 다시 사람들 앞에 설 날을 고대하는 마음으로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단원들은 '브릿지 온 앙상블'이란 연주단의 이름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다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최의택 씨(24)는 "감동을 주는 연주를 하고 싶다"며 "'브릿지 온 앙상블'이 많은 사람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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