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시달려온 싸이월드가 결국 폐업 처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현장 조사에 나섰다.
 
▲국세청이 직권 폐업한 싸이월드 사무실(사진 제공=연합뉴스)

4일 과기정통부와 IT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지난달 26일 국세청 직권으로 사업자 등록증이 말소됐다.

현행법은 세금을 장기간 체납하거나 장기간 부가세 신고를 하지 않은 법인은 담당 세무서가 직접 폐업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싸이월드는 과기정통부 측에는 폐업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싸이월드 같은 부가통신사업자가 폐업 전에 과기정통부에 사전 신고하게 돼 있다. 이는 국세청의 사업자 등록증 말소와는 별개 절차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실제로 싸이월드가 사업을 접었는지 확인하고자 이날 오후 송파구 방이동 본사를 찾아 빈 사무실과 임대료 체불 사실 등을 확인했다.

현장 조사를 나온 과기부 관계자는 "경영악화로 직원들이 점차 퇴사해서 폐업 단계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폐업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2016년 현재 건물에 입주한 싸이월드는 한때 3개 층을 쓰기도 했으나 올해 초부터 정리를 시작해 4월 중순께 완전히 철수했다고 한다.

싸이월드 측은 철수 당시 "투자를 받아 더 적극적으로 다시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건물 관계자는 "아마 건물 임대료가 비싸서 이사한 것 같은데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싸이월드 전제완 대표 등 관계자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싸이월드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 '국민 SNS'의 지위를 누렸으나 스마트폰의 급속한 확산에 적응하지 못하고 트위터·페이스북 등 외국계 SNS에 밀려 급속히 추락한 이후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을 이어갔다.

프리챌 창업주 출신인 전제완 대표가 2016년 인수한 이후 삼성의 투자를 유치해 뉴스 서비스를 개발하고 암호화폐(가상화폐)를 발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좀처럼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서버 비용 등 최소한의 유지비 부담도 버거워지면서 한때 접속이 끊기는 등 서비스가 불안정해졌다.

이에 미니홈피에 저장된 사진을 옮길 수 있게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는 등 싸이월드를 걱정하는 사용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과기정통부가 현장 조사에 나선 이날 현재도 웹브라우저로 싸이월드에 접속하면 첫 페이지는 뜨지만, 로그인 등 주요 기능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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