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 <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선한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편집자 주
 
 ▲자신의 신장과 간을 기증하고 600회 헌혈을 앞두고 있는 표세철 목사. ⓒ데일리굿뉴스

죽어가는 환자를 위해 신장과 간을 떼어 준 사나이, 600회 헌혈을 준비하는 헌혈왕, 지역 어르신의 든든한 아들, 동네 아이들의 친구이자 선생님, 그리고 교회 목사님. 표세철 목사에게는 어떤 수식어를 붙여야 할 지 모를 정도로 하는 일이 많다. 남을 위한 일이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표 목사는 혼자서 일당백 역할을 하는 지역 섬김이로 불린다.

“대단한 일이 아니에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렇게 살아야죠. 5리 가자고 하면 10리 가고, 겉옷 달라고 하면 속옷까지 주고, 남에게 빌린 것 있으면 이자까지 쳐서 갚아야 해요. 이것이 그리스도인들의 삶이라고 성경에서 가르쳐 줬잖아요. 그대로 따라 살면 돼요.”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유년시절, 그는 목사인 아버지를 보며 목회자의 길은 걷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해병대 복무시절 참석한 부흥회에서 은혜를 받고 목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성경의 말씀대로, 낮을 자를 섬겼던 그의 아버지처럼 이웃을 섬기기로 다짐했다.

표 목사는 1988년 결핵성늑막염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3살 된 딸과 생후 4달 된 아들을 등에 업고 일터에 나선 아내를 생각하면 마냥 누워있을 수 없었다. 건강의 소중함과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던 이유다.

3년도 안돼 건강이 회복된 그는 1991년 29세의 나이로 신장을 하나 떼어내 기증했다. 11년 뒤에는 간의 60%를 절제해 기증했다. 표 목사는 “당시 병상에 있다 보니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의 고통을 알게 됐다”며 “남을 도울 정도로 건강이 회복된 것은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다”고 말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표 목사는 지금까지 총 595회의 헌혈을 했다. 2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헌혈하며 오래 전 명예의 전당에 올랐고 올 여름 600회를 완료할 예정이다. 두 차례 장기기증 수술을 진행한 사람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생길 정도다.

동네를 방황하던 아이들에게 컴퓨터와 간식을 나눠줬던 것이 계기가 되어 현재는 태릉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거쳐간 한 아이는 선생님이 되어 표 목사의 손을 거들고 있다. 매주 15명 정도 재소자들에게 설교문을 보내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소정의 영치금을 보내기도 했다. 어떤 이는 퇴소 후 교회를 찾아 감사헌금을 했고, 어떤 이는 교회 표어를 목판에 새겨 보냈다.

지역 어르신을 위해 매주 주일 식사대접을 하는 것을 물론이고 이제는 치매예방교실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교육을 받는 중이다.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섬기는 일에는 항상 앞장서고 있는 그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복음만 전한 것이 아니죠. 배고픈 자 먹이시고, 병든 자 고쳐 주시고, 심지어 죽은 자도 살려주셨어요. 저는 병을 고치고 사람 살릴 능력은 없지만 제 신체 일부는 나눌 수 있어요. 작은 교회 목회자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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