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사용자가 가장 기대했던 '통화 중 녹음' 기능은 루머로 그쳤다. 5년째 도입을 기대하고 있는 애플페이도 국내에 도입이 될 수 있을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23일 새벽 2시(한국시간) 미국 애플사는 연례 개최하는 세계개발자회의 WWDC 2020에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공개했다.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WWDC 2020 기조연설한 팀 쿡 애플 CEO (애플 키노트 캡쳐)

WWDC는 애플이 해마다 새로운 OS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아이폰 등 하드웨어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 애플 팬들을 열광시켜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개최하게 된 이유인지 하드웨어 발표없이 iOS(아이폰, 아이팟터치), iPadOS(아이패드), macOS(맥 컴퓨터), tvOS(애플tv), watchOS(애플워치) 등 소프트웨어만 공개했다.

가장 주목된 건 단연 아이폰의 운영체제 'iOS14'였다. 올 가을 도입된 iOS14는 홈 화면을 더 다채롭고 입체적으로 맞춤화해 꾸밀 수 있는 기능이 도입된다.

일정과 주요 뉴스, 날씨, 지도, 운동량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위젯을 새로 디자인해 홈화면으로 옮겨와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크기로 끼워 넣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위젯들을 한데 모아 별도의 화면에서 볼 수 있게 했으나 이를 하나씩 홈화면으로 옮겨 배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일례로 세계 곳곳의 시각을 보여주는 시계를 4개까지 늘려 홈화면에 띄울 수 있다.

애플은 "업무나 여행,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관심사에 따라 위젯을 맞춤화해 홈화면을 꾸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앱 라이브러리' 기능도 도입돼 홈화면 맨 마지막 페이지에 이용자가 내려받은 앱들을 자동으로 분류한 뒤 같은 범주끼리 묶어 보여준다. 또 그때그때 유용할 것으로 판단되는 앱을 추천하는 '제안' 기능, '최근 추가된 앱' 등의 범주도 도입된다.

이렇게 하면 페이지를 앞뒤로 넘기며 필요한 앱을 찾을 필요 없이 한 화면에서 모든 앱을 다 볼 수 있다고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인 크레이그 페더리기가 설명했다.
 
▲새롭게 바뀌는 아이폰 홈 화면. 놀랍게도 아이폰 SE 1세대까지 지원한다. (애플 키노트 캡쳐)

'픽처 인 픽처 비디오' 기능이 도입돼 동영상을 보거나 화상통화를 하면서도 다른 앱을 이용할 수 있다. 대신 이때는 화면이 작아져 상단·하단 등 구석으로 이동한다. 이용자가 화면 크기와 위치를 바꿀 수도 있다.

인공지능 음성비서 서비스 '시리'에는 받아쓰기 기능이 도입돼 말로 문자메시지를 작성해 보낼 수 있다. 또 영어 등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번역 기능도 추가된다. 이 번역 기능은 한국어를 포함해 11개 언어를 지원하며 문자로 입력한 내용은 물론 말로 한 내용도 번역된다.

시리가 작동할 때 화면 전체를 뒤덮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화면 아래쪽에 조그맣게 표시되도록 바뀐다.

문자메시지에는 표시 기능이 추가되면서 중요한 대화를 지정, 문자메시지 표시 창 가장 위에 올라오도록 할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주고받은 문자가 항상 맨 위에 올라오는 것을 바꾼 것이다.

그룹 대화에서 수신 상대를 특정해 대화를 보낼 수 있는 기능도 생긴다.

지도에는 자전거 전용 길 안내와 전기차 전용 길 안내가 추가된다. 계단이 있어 자전거를 들고 이동해야 하는 구간도 알려주고, 경로상 오르막길과 내리막길도 안내해준다.

다만 이 기능은 일단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LA)·샌프란시스코와 중국 베이징·상하이 등 일부 도시에서 먼저 시작해 확대될 예정이다.

전기차 길 안내는 전기차 충전소를 포함한 경로를 알려준다.

아이폰을 디지털 자동차 키로도 쓸 수 있게 된다. 아이폰을 도어 손잡이에 두들겨 차 문을 열 수 있고, 차 안 충전대에 올려놓으면 시동을 걸 수 있다. 이 기능은 일단 BMW 5시리즈에만 적용된다.

처음 가는 주차장이나 식당, 커피점에서 QR 코드 등을 이용, 결제를 위한 앱을 즉석에서 내려받아 결제하는 '앱 클립스' 기능도 새롭게 선보인다.

이미 많은 국가에 애플페이가 도입돼 카드 사용 뿐 아니라 자동차 키로도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개발되 사용을 앞두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용자는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어 이 기능을 가장 아쉬워해왔다.

이번에도 애플페이 지원 국가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어 도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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