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봉 목사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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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번까지 영적 분별력을 위한 자세에 대해 살폈다. 이번부터는 영적 분별력이 주어지기 위해 중요한 한 가지 요소인, 편견을 버리는 것에 대해 살펴본다.

성경은 사탄의 견고한 진에 대해 말한다(고후 10:4~5 참조). 그 견고한 진의 역할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도록 대적하고, 그들의 생각이 높아져 교만하게 만들고, 그리스도에게 복종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견고한 진은 술집과 같은 특정한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생각 속에 있다. 즉 사탄은 우리 속에 있는 사고체계, 편견, 선입견 등을 사용해 견고한 진을 만든다.

우리에게서 편견이 버려지지 않으면, 우리의 영적 시각이 왜곡된다. 마치 볼록거울 앞에 서면, 사물이 굴절돼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사탄은 편견과 같은 견고한 진을 만들어서 우리가 하나님의 행하심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고, 더 나아가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들로부터 우리를 더 멀어지게 만든다.

우리에게 편견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들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한 가지가 전통이다. 물론 모든 전통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성경에 기초한 전통은 좋은 전통이다. 

좋은 전통을 따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전통에 대한 집착이 편견으로 작용해 하나님의 역사를 보는 것을 가로막을 수 있다.

한 가지 좋은 예를 살펴본다. 예수님 시대의 유대인들은 그들의 전통에 집착했다. 예수님이 안식일에 환자들을 고치시는 등 하나님의 행하심에 동참하셨을 때, 그들을 예수님이 안식일을 범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은 확신을 가지고 단정했다. 

하나님의 가장 중요한 계명 중 하나인 안식일을 범하는 예수님은 하나님으로부터 오신 분일 수 없다고 말이다. 그래서 예수님을 통해 나타나는 능력도 하나님께로 부터가 아닌 사탄으로부터 왔다고 결론 내렸다(마 10:25, 12:24; 막 3:22; 눅 11:15~19 참조). 그들은 자기들의 주장이 당연히 성경에 근거한 것이라 확신하며 수많은 성경 구절들을 제시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계명이라는 이해, 그래서 안식일에는 모든 종류의 사소한 일까지 철저하게 금해야 한다는 이해 모두 올바른 성경적 관점이 아니었다. 

그것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그들의 그릇된 율법주의적인 이해에 불과했다.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기 위해 일을 하지 말라고 하신 명령은, 예수님이 하셨던 것과 같은 일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었다. 

안식일에는 일상적인 일을 쉬면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라는 명령이었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대해 성경이 아닌 그들의 전통에 기초해 그릇된 결론을 내렸고, 그것이 그들의 눈을 가리는 편견으로 작용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전통은 하나님이 그들의 시대에 행하고 계신 일들을 보지 못하도록 그들의 눈을 가렸다. 그들은 하나님을 섬긴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을 대적하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그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오늘날에도 많은 부분에서 그렇다.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실제로는 전통을 붙들고 있는 경우들이 많다. 한 가지 예가 찬양과 경배다. 주일오전예배 때 포도나무교회를 방문했다가 찬송가를 부르지 않고 찬양과 경배를 드린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돌아가는 성도들이 있다. 

찬양과 경배는 예배를 준비할 때 부르는 것이지, 예배시간에는 찬송가를 불러야 한다는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성경에 기초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전통에 기초한 행동에 불과하다. 

소위 ‘주일 대예배’가 다른 예배들보다 더 소중하다는 이해, 그리고 그 시간에는 찬송가를 불러야 한다는 생각 모두 성경이 아니라 전통에 기초한 것에 불과하다. 

성경에 의하면 모든 예배가 다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성경은 예배의 자세와 태도, 그리고 예배에 대한 올바른 이해 등을 기록하고 있지, 어떤 종류의 찬양을 드릴 것을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성경은 ‘새 노래’(New Song)로 찬양하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찬양과 경배를 통해 하나님 보좌 앞에 나아가고, 그분의 임재를 경험하며,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나눌 수 있다. 필자 또한 하나님을 가장 많이 경험하는 시간이 찬양과 경배 시간과 중보기도 시간이다. 

하지만 전통에 집착하게 되면, 그 소중한 하나님의 역사를 다 놓치게 되고, 하나님이 행하시는 놀라운 일들을 대적할 수 있다. 이것이 편견이 가질 때 나타나는 심각한 문제다. 

여주봉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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