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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한국소년보호협회 이사장 ⓒ데일리굿뉴스
“청소년 관련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1992년 명지대학교에 청소년지도학과가 생긴 후 2기 학부생으로 지원했던 것이 계기가 됐죠. 당시 30대 1의 치열한 경쟁을 기록했더군요.”

한국소년보호협회 김기남 이사장은 이후 1990년대 후반 청소년 상담 수업을 계기로 구로청소년쉼터(현 금천청소년쉼터)에서 청소년 상담사로 활동할 기회를 갖게 됐다. 청소년지도사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그 시작은 쉽지 않았다.

“상담 첫 시간을 위해 아이들에게 다가가 밝게 인사하는데 거실에 모여 있던 아이들이 어느 누구하나 쳐다보지도 않고 자기들 방으로 휙 들어가 버리더군요. 순간의 어색함을 만회하기 위해 일부러 아이들 방을 열고 다시 인사했는데도 계속 저를 무시하며 밖으로 나가버리더군요.”

기대와 다른 반응에 실망감도 느꼈지만 아이들에게 다가가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가출청소년들대부분이 외부 시선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됐다. 그리고 잠시 왔다 가는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실망 때문이기도 했다.

긍정적인 성격의 김 이사장은 계속 아이들과 만남을 이어갔다. 그리고 중학교 1학년 세미(가명)와의 상담을 계기로 위기청소년을 돕는 일에 헌신하기로 결심하게 됐다. 세미는 다행히 김기남 이사장과 서너 차례 만남 후에 친해지게 됐다.

세미는 TV 드라마에서 남녀주인공이 경양식 집에서 돈가스를 먹는 장면을 보며 신기해했다. 할머니와 단 둘이 살았던 가난한 조손가정의 세미에게는 누구나 한번쯤 먹었을 돈가스나 경양식집도 낯설고 생소했다.  김 이사장이 사주던 돈가스에 감동하던 세미의 눈빛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대학 졸업 후 2002년 청심청소년수련원을 시작으로 서울시립금천청소년쉼터, 한국청소년진흥센터, 서울시립은평청소년수련관, 청소년 이동쉼터 등에서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특히 김 이사장은 “이제는 위기청소년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며 2006년부터는 청소년 이동쉼터 활동에 주력해왔다.
 
 ▲청소년들을 위한 버스 이동쉼터에서 김기남 이사장(맨 왼쪽)과 관계자들. ⓒ데일리굿뉴스

버스 이동쉼터에서는 청소년들이 부담없이 와서 간식을 먹거나 놀 수 있다. 청소년전문가들의 상담도 진행된다. 이를 통해 가출청소년들을 가정으로 돌려보내기도 하고, 도저히 가정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의 청소년들에게는 쉼터를 연결해주는 일도 한다.

이듬해 김 이사장은 강동구 성내동의 오륜교회(담임 김은호 목사)에서 ‘다음 세대를 살리는 교회’를 모토로 설립한 (사)인터넷꿈희망터의 사무국장으로 부임해 인터넷 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을 위한 상담사역에 힘썼다. 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 청소년쉼터협의회장으로도 활동했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의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 4월부터 법무부 산하의 (재)한국소년보호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한국소년보호협회는 소년원 등에서 출소한 보호소년 등의 선도·보호, 사회정착지원, 청소년 비행예방을 위한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김기남 이사장과 청소년 업무 관계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김 이사장은 “그동안 교육부는 학교 안 청소년을, 여가부는 학교 밖 청소년을, 법무부는 범죄청소년 업무를 담당해왔다. 문제는 이들 부처 간 청소년들을 대하는 시점과 보는 관점이 달라 서로 유기적인 협력이잘 되지 못했다”며 “앞으로 법무부의 청소년 케어시스템을 여성부의 청소년쉼터 활동 등과 공유하는 등 부처 간 제각각의 사업추진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 비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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