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은 최근 동해로 월남한 북한 남성은 자신을 북한으로 다시 돌려보낼 것이라는 생각에 군 초소를 피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답변하는 서욱 국방부 장관(사진 출처=연합뉴스)

서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남성이 왜 군 초소를 피해 다녔느냐'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질문에 "군 초소에 들어가 귀순하면 '나를 북으로 다시 돌려보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민가로 가려고 했다고 한다"며 "군인들이 무장을 하고 있어 총에 맞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이와 관련, "북한 내부에서는 한국에 탈북자가 가도 돌려보낸다고 허위 선전을 하고 있다"며 "그 증거가 이번에 온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탈북하고 싶어도 군이 탈북자 편이 아닐 것이라는 의심 때문에 못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라며 "이 문제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남성이 귀순자라면 바로 군에 투항해서 귀순 의사를 밝혔어야 하는데 군 초소를 피해 숲으로 가는 등 행적이 수상하다고 지적해왔다.

서 장관은 최초 보고를 언제 받았느냐는 윤주경 의원의 질의에 "오전 6시 조금 넘어서 알았다"면서 "상황이 위중하다고 판단했으면 금방 (보고)했을 텐데 (감시병이) 출퇴근하는 간부 정도로 상황을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민통선 근방에서 민간인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경우까지 장관한테 보고하는 시스템은 아니다"라며 "그런 정도로 상황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 장관은 당일 새벽 사단장과 합참의장, 국방부 장관 보고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상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군은 지난 16일 오전 4시 16분께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소초 폐쇄회로(CC)TV에서 이 남성을 최초 식별한 이후 22사단장에게 오전 4시 50분, 합참의장에게 5시 57분, 국방부 장관에게 6시 10분 각각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오전 6시 35분에서야 대침투 경계령을 최고 수준인 '진돗개 하나'로 발령한 것을 두고 신 의원이 '장관이 진돗개 발령을 지시했느냐'고 묻자, 서 장관은 "엄중하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대응하라고 했다"면서도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북한 남성이 월남할 때 사용한 수중추진기가 있었느냐'는 질의에는 "발견된 상황과 진술, 족적 등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없었다"고 대답했다.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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