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상위권인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제공 = 연합뉴스)

가정 붕괴, 자녀 양육 문제로 이어져…”교회가 가정 돌봐야”

부부의 위기다. 하루에 300쌍의 부부가 남남이 된다. 전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은 이혼율이 최상위에 속해 있다. 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사회 2019’에 따르면 한국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율)은 2016년 기준 2.1명으로 1991년 1.1명보다 2배 치솟았으며 OECD 평균인 1.9명을 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이혼율 9위다. 아시아에서는 1위다. 특히 인구를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 이혼율은 심각한 상황이다.

눈에 띄는 점은 ‘황혼이혼’도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혼인 지속 기간이 20년 이상 이혼은 1년 전보다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수로는 20년 이상 이혼이 3만9천700건으로 전체의 37.2%에 달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30년 이상 이혼(1만6천600건)은 1년 전보다 10.8%나 급증하면서 10년 전의 2.2배까지 늘었다.

이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점차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면서 이혼율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자녀나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통념에 참고 사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혼·가사 전문 법조계 관계자들은 “요즘은 외도나 폭행 같은 사유보다 성격차이나 입장 차, 소통 부재 등을 원인으로 이혼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졌다”라고 말한다.

문제는 이혼이 비단 부부의 문제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이혼과 별거 등 부모의 갈등요인이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가정폭력 문제도 야기된다. 실제로 지난해 경찰청이 한 달간 송치한 3195건의 가정폭력 사건을 취합해 ‘폭력 피해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조사한 결과 심각한 수준의 가정폭력은 ‘이혼·별거 요구’ 및 ‘외도의심’이었다. 전체의 42%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렇다 보니 해체된 가정의 자녀 양육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부모의 이혼·별거·가정폭력 등 붕괴된 가정에서 청소년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거리로 나오는 사례도 도식적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청소년 문제는 곧 가정의 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부부학교 등 교회에서의 가정사역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를 통해 부부간의 상처를 치료하고, 서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패밀리라이프코리아 정호영 목사는 “교회가 부부 상담, 가족 상담을 적극 지원해 가정을 돌봐야 한다”며 “청년들에게도 결혼예비학교, 데이팅 세미나, 건강한 인생관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혼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마음의 회복을 위해 전문 프로그램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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