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전 대표이사ⓒ데일리굿뉴스
“실업과 빈부격차”, 세계경제를 지배하는 화두다. 세계경제포럼(WEP•다보스포럼)이 세계의 기업인을 대상으로 앞으로 10년 간 경영환경을 위협하는 위험요소를 조사했다. 첫째가 실업(失業)이다. 동시에 세계를 위협할 공통적인 과제로는 빈부격차를 꼽았다. 실업과 빈부격차는 국수주의적 포퓰리즘 바람을 거세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기정사실이 되어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 대선의 트럼프 당선 돌풍이 대표적이다. 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바프 WEP 회장은 포퓰리즘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시장경제는 승자와 패자를 만들지만 그 승자와 패자 사이에 일체감이 있어야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세계적 트렌드의 경계 밖에 있는가?

이미 실업과 빈부격차가 한계상황에 봉착했다. 그 반동은 SNS를 타고 순식간에 집단행동과 다양한 결사체로 구조화되어 드러난다. 광화문의 촛불시위도 빈부격차와 실업, 불평등이 가져온 상실과 박탈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요즘 청소년들의 인터넷 유행어로 ‘이생망’이 널리 쓰인다고 한다. ‘이번 생은 망했다’는 줄임말이다. 삶을 놓아버린 절망 상태, 자포자기(自暴自棄)의 다른 말이다. 청년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고 실질체감실업률이 20%에 이르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5명중에 한 명이 안정된 직업이 없다는 뜻이다. 일자리가 있다 해도 신통치 않다. 지난해 늘어난 일자리 29만 9천 개 중에서 22만 3천 개가 60대 이상에 돌아갔다. 청년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질이 낮은 일자리가 대부분인 탓이다. 퇴직 세대가 일자리를 채우는 모양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주축이 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 되면 일자리는 더 줄어들게 된다.  

글로벌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이 새해 경제를 전망했다. 이 자리에서 이헌재 前경제부총리는 재출발(Restart)의 대전환으로 우리경제를 다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가 “소수 대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삼성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5를 차지한다. 삼성의 협력업체 까지를 포함한다면 그 영향력은 경제의 절반을 차지한다. 만약 대기업이 곤경에 처하면 정부의 공백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개발경제시대의 선단식 산업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협력업체에 의존한 대기업의 글로벌경쟁력은 한계에 달했다. “조선, 해운 등 중후장대 산업이 붕괴되고 협력업체가 줄도산하면 이는 노동시장의 붕괴로 이어진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는 유효기간이 끝나가고 있다. 산업 시스템자체가 위기다.” 실제 조선업이 무너지면서 거제 등 조선업 중심도시는 실업사태에 빠졌다. 

대전환의 시대다. 트렌드를 놓치면 안 된다. 사회의 무게 중심을 청년에 두자. 30-40대가 미래를 주도하도록 기회의 문을 열어주어야 한다. 80% 이상 대학교육을 받았고, 인터넷과 도시화 사회에서 성장했다. 디지털 세대다. 4차 산업혁명의 주도세력이 돼야 한다. 리바운드(패자부활)를 보장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몫이다. 재원조달은 투명한 조세로 가능하다. 기득권층의 조세부담을 높이고 기업의 준조세를 없애면 된다. 정부행정의 중심도 바뀌어야 한다. 민간이 기획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식이다. 민관합동정부에 의한 협치가 돌파구다. 새로운 발상과 창조적 혁신이 없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빈부격차와 만성적 실업을 극복할 수 없다. 'Restart'다. 클라우스 슈바프 WEP 회장의 말에 공감한다. “빈부격차와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포용적 자본주의뿐이며 포괄적인 협동과 헌신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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