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가 세상을 향해 작은 희망의 불씨를 쏘아 올린 동양시멘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인권상을 시상했다. 인권센터는 비정규직 노동 철폐와 양심수 전원 석방을 호소하며 하나님의 모든 자녀들이 존엄성과 인권을 존중받는 새 시대가 열리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주최한 '제31회 NCCK 인권상 시상식'에서 동양시멘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인권상을 수상했다. ⓒ데일리굿뉴스
 
"여전히 차별받는 비정규직에게 희망 되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NCCK) 인권센터(이사장 김성복 목사)가 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2017 인권주간연합예배 및 제31회 NCCK 인권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인권센터는 세계인권선언일(12월 10일)에 즈음하여 ‘인권주간’을 제정했으며, 1987년부터 인권주간연합예배와 인권상시상식을 진행해 왔다.
 
1987년에는 '박종철 물고문사건' 진상규명에 기여한 오연상 씨를 첫 회 수상자로 선정했으며, 지난해에는 국정원에 의한 간첩조작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의 최승호 PD(現 MBC 대표이사)에게 인권상을 시상했다.
 
올해 인권상은 '민주노총 강원영동지역 노동조합 삼표지부(지부장 이재형, 동양시멘트)'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2015년 2월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는 이유로 집단 해고당했던 동양시멘트 비정규직 노동자로 공동 시위에 나선 지 934일만에 정규직으로 복직했다.
 
인권센터는 "이들의 승리는 여전히 불평등한 대우와 열악한 작업 현장에서 고통 받고 있는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큰 희망이 될 것"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 대표로 소감을 밝힌 이재형 지부장은 직장에 복귀하지 못해 여전히 투쟁하고 있는 공동투쟁위원회에 이 상이 돌아가야 한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집단 해고자 중 38명만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밝힌 이 지부장은 "아직도 차가운 길바닥에서 투쟁하고 있는 공동투쟁위원회를 생각하면 부끄러운 생각뿐"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당당하게 투쟁하는 노동자로 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5년 12월에 같이 싸우던 동료들이 자본의 압박과 회유로 무너지려던 순간, NCCK 관계자들이 농성장을 방문해 현수막을 걸어주고 위로의 말을 건네줘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었다"며 NCCK 측에 고마움을 전했다.
 
 ▲ 김근래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 공동대표는 "양심수 석방 문제는 정치논리나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데일리굿뉴스
 
"양심수 석방은 정치논리 배제해야"
 
이날 인권주간연합예배에서는 정치활동과 사상을 이유로 이전 정부에 의해 구속된 양심수를 조속히 석방해야 한다는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김성복 인권센터 이사장은 과거 간첩조작사건을 거론하며 양심수 석방을 호소했다. 그는 "초대정부의 농림부장관이었던 조봉암 씨가 간첩단이라는 혐의로 사형에 처해졌는데, 2011년 대법원은 이 일을 무죄로 선고 확정한 일이 있다"며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된 양심수들을 즉각 석방해야 옳다"고 전했다.
 
김근래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 공동대표는 양심수 석방 문제는 정치논리나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공동대표는 "청와대가 최근 7대 종단 지도자와의 만남에서 만약 사면하게 되면 정치인을 배제하고 민생사범 위주로 하겠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며 "정치적 박해와 탄압으로 죄를 짓지도 않은 이들이 풀려나지 못한다는 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는 지금이라도 촛불혁명을 통해 세상을 바로 잡으려 했던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양심수 석방 문제는 정치적 수가 아닌 국민의 인권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은 하나님의 모든 자녀들이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인권이 존중받는 새 시대가 열리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2017 한국교회 인권선언문'을 발표했다.
 
참석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 양심수는 전원 석방되어야 하며, △ 비정규직 노동을 철폐하고 부당 해고된 이들은 복직되어야 하고, △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은 적극 보호받아야 하며, △ 사상과 표현,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은 폐지해야 하고, △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생명을 사랑하며 섬기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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