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여러 문제로 인해 점차 한 자녀만 낳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주부들은 자녀를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신앙과 남편에 소홀해지기 십상이다. 신년을 맞아, 가정을 바로세우자는 취지로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가정의 질서를 회복을 돕는 여성사역 단체를 찾아가 봤다. 
 
 ▲마더와이즈는 소그룹 모임을 통해 자신들이 터득한 성경공부와 자녀양육 팁을 공유한다. ⓒ데일리굿뉴스
 
"함께 교제하면 하루 20분 성경공부가 쉬워져요"
 
# 엄마의 '역할'이 아닌 '관계'로
그동안 나는 엄마의 '역할'에만 급급해 했던 것 같다. 밥해 주고, 빨래해 주고, 설거지하느라, 뒤에서 떠들어 대는 딸들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많이도 놓쳐버린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정녕 아이들은 엄마의 역할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의 '관계'를 원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누워서 빨리 잠들어야 하루의 일과를 다 마친 것 같은 의무감 말고, 밤을 새워서라도 이야기할 것처럼 친구 얘기하고, 선생님 얘기하는 그런 엄마가 필요하다는 것을 마음 속 깊이 깨달았다.
- 마더와이즈 수강생(대전 함께하는교회 성도) 수기 中 -
 
엄마이자 아내, 며느리인 주부는 가족의 신앙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사단이 제일 먼저 노리는 가족구성원이 바로 주부로 가정을 세우기 위해 늘 깨어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을 조언한다.  
 
마더와이즈(대표 조은영)가 주부들의 굳건한 신앙생활과 올바른 자녀양육을 돕는 이유다. 마더와이즈는 여성들을 위해 사역하는 단체다. 젊은 청년부터 젊은 엄마,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대의 여성들이 그리스도께 삶을 드려 하나님과의 깊은 친밀감을 회복하고, 주님이 기뻐하시는 가정을 세워 갈 수 있도록 돕는다.
 
마더와이즈는 세 딸을 둔 평범한 주부였던 드니스 글렌(미국)이 시작했다. 그는 '쌍둥이보다 키우기 힘들다'는 연년생을 세 명이나 키우다 보니 몸도 마음도 지쳤다고 한다. 세상에서 좋다는 육아서적을 다 뒤져보거나 육아를 잘한다는 선배를 찾아가 봐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중 친한 친구와 성경을 붙들고 신앙적 교제를 나누다 보니 은혜를 받게 됐고 1981년부터 이 사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사역이 국내에 소개된 계기도 비슷하다. 수원 원천침례교회 김요셉 목사의 사모인 조은영 대표는 교회 사역과 세 자녀 양육에 지쳐 2001년 미국으로 안식년을 떠났다. 그러던 중 미국의 교회에서 마더와이즈를 수강하게 됐고 말씀으로 회복되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조 대표는 자신이 경험한 은혜들을 한국 주부들에게 소개하고자 마더와이즈 코리아를 설립했으며, 현재는 파트너십을 맺은 교회만 1,500여 곳에 이른다.
 
마더와이즈 사역은 성경공부, 멘토링, 중보기도 등 크게 3개 파트로 구성돼 있다. 손민희 사역팀장은 그중 중점을 두는 파트가 하루 20분씩(매주 5일) 스스로 집에서 하는 성경공부라고 말한다.
 
하지만 손 팀장은 "엄마들은 항상 바쁘다"라며 "20분이라는 시간이 하루로 따지면 긴 시간은 아닌데, 주부들에겐 조용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것같다"라고 밝혔다. 특히 요즘은 맞벌이하는 부부가 많다보니 주부들이 시간내기가 더 어려워졌다.
 
손 팀장은 "마더와이즈는 소그룹 모임 있기에 이런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함께 모여 친밀한 관계 안에서 본문 내용을 나누고 중보함으로써 서로 힘을 얻는다"고 밝혔다. 본인이 공부했던 내용을 매일 온라인으로 나누는 것도 서로에게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하루에 하나씩 교재에 수록되는 자녀양육 팁도 주부들에겐 소중하다. 단순히 팁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그룹 모임을 통해 서로 피드백도 주고받으니 점점 더 많은 자녀양육 노하우가 쌓이기 때문이다.
 
 ▲손민희 사역팀장은 4일 "부모들이 자녀들을 '우상'시하지말고, 자녀의 위치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데일리굿뉴스
 
"자녀를 우상시하는 양육에서 벗어나야"
 
마더와이즈는 하나님이 세우신 가정의 질서를 바로잡는 일에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자녀들을 '우상'시한 부모들이 자녀의 위치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에는 각 가정마다 한 자녀만 기르다 보니 자녀의 위치를 가정에서 가장 위에 두는 경우가 많다. 교육에 있어서도 성경공부보다는 입시공부가 우선이다. 이는 오히려 자녀의 인성을 망치고 가정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손 팀장은 지적한다.
 
손 팀장은 가정의 질서를 4개의 우산으로 비유했다. 가장 큰 우산은 하나님으로 가장 위에 위치하고, 그 밑에는 남편, 그 아래에는 아내, 제일 하단에 자녀가 위치한다.
 
"가끔 남편 우산이 찌그러질 수 있잖아요. 그럴 때 아내들이 남편 밑에서 그의 우산을 펴줌으로써 가장의 자리를 세워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마더와이즈는 "남편은 예수님이 교회를 사랑한 것 같이 아내를 사랑해야 하며, 아내는 남편을 존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많이 듣던 성경구절이지만 우산 비유를 적용하면 그 원리를 파악할 수있다. 남편은 아내를 한없이 사랑하고 보호해주며, 아내는 남편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용기를 준다. 남편과 아내는 자녀에게도 내리사랑을 전해줄 수 있다.
 
손 팀장은 "7년 전에는 마더와이즈 수강생이었다"며 "'아내가 남편을 존경한다'라는 표현에 적지않은 반감을 가졌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남편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다 보니 남편도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모습이 나오더라"며 "집안의 질서가 조금씩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마더와이즈는 선교 사역에도 큰 도움을 준다. 선교사들은 처음 선교지에 갔을 때는 막상 현지인들과의 교제가 쉽지 않다고 호소한다. 이 순간 세계 만국 공통의 관심사인 자녀양육으로 현지 자매들에게 접근하면 쉽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것이다. 이런 루트를 통해 마더와이즈가 아랍어와 몽골어, 중국어로도 번역되는 데 한국의 선교사가 큰 역할을 했다.
 
마더와이즈는 향후 좀더 다양한 여성사역들을 준비하고 있다. 마더와이즈를 끝낸 주부들이 '이제 뭐하면 좋냐'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여성들이 훈련받을 수 있는 과정들을 만들려는 것이다. 손 팀장은 "특히 점점 사회가 고령화되는 점을 감안해 세컨드콜링(Second Calling)과 관련된 내용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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