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시작됐던 '미투 캠페인'이 우리나라에도 확산되고 있다.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을 시작으로, 각 계에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교계에서도 '목회자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눈길을 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가 주최하는 ‘교회 내 성폭력 예방 교육 지도자 세미나’가 19일 여전도회관 14층 1강의실에서 열렸다.ⓒ데일리굿뉴스

 
"종교적 권위 악용한 목회자 성범죄 '근절'해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가 주최하는 ‘교회 내 성폭력 예방 교육 지도자 세미나’가 19일 11시 서울시 종로구 여전도회관에서 열렸다.
 
첫 번째 강의를 맡은 홍인종 교수는 ‘교회 내 성폭력 예방 교육과정 필요성의 이해’란 주제의 강의에서 목회자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 과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 교수는 일반 사회와는 달리 종교계 자체의 성폭력 예방에 대한 교육이 거의 없다는 것을 우려했다.

 

신학대학원 교육과정에 목회자 성윤리와 관련된 과목이 개설된 학교는 설문에 응한 17개교 중 6개교, 정규강좌로 여성 사상사나 젠더 관련 교육이 정규 강좌로 개설된 학교는 3개교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에 홍 교수는 “목회자 성범죄는 우월한 지위와 종교적 권위를 악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목회자의 성윤리에 대한 교육이 요구된다"면서, "목회자의 성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 과정에 관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으로, '잠재적 가해자로서의 목회자 성폭력 예방 교육' 측면에서 △성폭력 목회자에 대한 교단과 노회의 처벌 △성폭력 방지 위원회를 구성 및 메뉴얼 준비 △선교를 빙자한 무조건 덮어주거나 용서, 침묵 금지 △별도의 교회법으로 성폭력 목회자 파면 △타락한 목회자가 스스로 범죄를 인정하더라도 상담 및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 및 충분한 검증 과정 마련 △교단적 차원에서 프로그램 개발 및 상담기구, 전문가 위촉 등을 강조했다.
 
교회법 제정, 가해자 엄격 처벌, 성폭력 예방교육 등 성폭력 근절을 위한 다각적 대책 마련이 이뤄질 때, 교회 내 성폭력을 근절할 수 있다는 것이 요지다.
 
이어 '잠재적 피해자를 위한 성폭력 예방 교육' 측면에서는 △각 교단에서 성윤리를 위한 목회자 자체 정화기구를 설치 및 운영 △교단 차원에서 성폭력 피해자 치유와 보호를 위한 시설을 설치, 운영, 후원 △교회 내에서 행해지는 모든 성폭력의 진상을 규명, 성폭력 근절 위한 교회의 책임 등의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로부터 회복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회와 노회가 피해자를 위한 쉼터 사역, 상담 프로그램 운영과 같은 돌봄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홍 교수는 “사탄은 하나님의 일을 방해하며 교회, 특별히 목회자의 파멸을 위해 성을 사용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면서 "여 검사가 성폭행 가해자의 신앙 고백 영상을 보고,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가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룩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교회 내 성폭력 예방 교육 지도자 세미나’는 19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며, △홍인종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김은혜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권미주 목사(서둔교회) △홍보연 목사(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백광훈 목사(문화선교연구원장) △최유진 교수(숭실대학교 겸임교수)가 강사진으로 나선다.
 
예장통합은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2018년 봄 노회 때부터 노회원들(목사, 장로)의 성윤리 의무 교육을 격년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또, 지교회 차원의 교육을 교회별로 실시하도록 장려하고, 노회 내 성적 비행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개발해 자체 성폭력 예방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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