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그동안 대형교회 중심으로 교인수와 재정이 편중되면서 여러 역기능을 경험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대형교회의 타락상은 마치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여겨져 함께 질타를 받았으며, 전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데일리굿뉴스는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그리스도의 섬김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작은 교회가 그 희망이라고 보았다. 이에 본지는 '작은교회가 희망입니다'라는 주제로 연중 특별기획을 진행한다. GOODTV 글로벌선교방송단 회원교회를 중심으로 매월 작지만 건강한 교회 한 곳씩을 선정해 보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국교회의 선한 사역과 순기능이 알려짐으로써 복음에 선하게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라는 말이 있죠? 아무리 거창하고 보기 좋아 보여도 결정적으로 맛이 없다면 사람들은 그 음식점에 어느 순간 발길을 끊기 마련이죠. 결국 중요한 건 양보다 질입니다. 교회 역시 내실을 다질 때죠."
 
소박하지만 맛깔 나는 음식으로 365일 문전성시를 이루는 가게가 있듯 예수비전교회(박창흥 목사) 역시 맛깔나는 '작은 섬김'들로 지역일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이미 동네에서 뿐만 아니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교회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예수비전교회의 섬김은 신앙공동체를 결속시키고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변화시키는 에너지가 되고 있었다.
 

 ▲27일 지역주민들을 사랑으로 섬기고 있는 예수비전교회를 찾아가봤다.ⓒ데일리굿뉴스


"구제의 본질 '진심'…전도는 삶 자체죠"
 
형형색색 자그마한 꽃들이 즐비한 입구에서부터 문을 들어서자 마자 들리는 은혜로운 복음성가까지 교회는 최대한 문턱을 낮추고 언제든 사람 맞을 준비가 돼있었다. 한 켠으론 노방전도를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성도들의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인천시 서구 검단 2지구에 있는 예수비전교회는 현재 성도 250여 명이 출석하는 중소교회지만 매년 교회보다 이웃을 위해 더 많이 나누고 헌신하고 있다. 많은 것을 소유하기보다 되려 나눔으로써 '하나님의 기쁨의 제사'가 되자는 박 목사의 목회 신념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일들을 진행함에 있어 좋은 교회는 무엇일까 항상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을 행하고 그 안에서 성도들이 하나가 돼 교제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함을 깨달았죠. 교회가 그저 많은 것을 쥐어지기 보다는 함께 나누면서 베푸는 기쁨을 성도들에게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예수비전교회의 섬김과 나눔이 특별한 것은 모든 과정에서 교회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교회가 정한 나름의 철칙과 같다. 일례로 매년 쌀과 김장김치를 주민센터를 통해 기부하는 것도 모자라 포장박스에 교회명을 비롯한 그 어떤 문구도 명시하지 않는다. 
 
"구제의 본질은 바로 진심입니다. 우리가 이만큼 내어줬으니 응당 '믿으세요.' '우리 교회 오세요' 라고 하는 건 값싼 복음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 하는 진심만 가지고 갔으면 합니다. 그 진심을 전해주기만 하면 이를 건네 받은 사람들이 주체에 대해 궁금해 할 것이고 자연스레 교회에 대한 좋은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죠."
 
이렇듯 박 목사는 '구제'와 '전도'를 철저히 구분했다. 구제에 있어 본질을 논했다면 전도는 삶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게 박 목사의 생각이다.
 
"전도는 삶 자체입니다. 나가서 교회에 오라고 하는 것보다 내 입술과 내 삶 자체가 전도지가 되는 것이죠. '교회에 가지 말라'고 매일 같이 남편에게 핍박 받던 성도가 있었어요. 하지만 그 남편이 어느날 새벽예배에 참석했죠. 아내가 신앙생활을 하며 변화되는 모습을 보고 '교회가 도대체 어떤 곳 인가'라는 궁금증이 생겼다는 겁니다"
 
결국 주위에 선한 영향력을 드러내 상대방에게 교회에 대한 마음을 심어주는 것이 전도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에 예수비전교회는 즐거이 행함을 실천함으로써 지역 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집중하고 있다.
 
매년 쌀과 김치를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는 것은 물론 매월 격주로 양로원과 요양원을 방문해 봉사에 힘쓰고 있다. 매주 목요일에는 부침개를 부쳐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누기도 한다. 특히 개척 초기부터 시작한 경로잔치는 이미 동네 명물이 된지 오래다.
 
"소박하게 시작했던 경로잔치는 이제 후원이 들어올 정도로 지역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작지만 교회의 여력에 맞게 다양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죠. 이와 더불어 캄보디아 선교사들을 비롯해 개척교회 8곳, 장애인 시설 등 여러 단체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교회의 모든 구제와 선교는 교인들의 자발적인 동참으로 이뤄지고 있어 감사한 부분이죠"
 

목회 방향성 고민…"칭찬받는 교회, 뒤따르는 부흥"


이렇게 교회가 다양한 사역을 감당하기까지 결코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박 목사는 오랫동안 부목사로 사역했던 교회에서 1억 원을 지원받고 2007년 단독목회를 시작했지만 교회가 부도 나는 등 고난이 반복적으로 엄습했다. 그럼에도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모든 걸 하나님께 맡긴 믿음에서 비롯됐다. 그 뒤엔 늘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행함이 뒤따랐다.
 
"그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그러니 비로소 자유로워지며 평안해지기 시작했지요. 작은 교회들끼리 연합을 도모해 교회의 올바른 방향성을 논의하며 교회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교회를 위해 치열하게 연구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죠. 이는 교회의 기반마련과 부흥으로 이어졌습니다."
 
목회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시절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박 목사는 아직도 마음에 품고 산다.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사도행전 2:47) 오늘날 예수비전교회가 작은 섬김으로도 충분히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비결이 됐다.
 
"말씀 그대로 교회가 사회에서 좋은 인식을 심어주길 노력한다면 교회의 부흥은 저절로 따라올 것입니다. 외적인 숫자에 연연하기보다 한국교회는 내실을 다져야 할 때입니다. 99마리 양을 두고 1마리 양을 쫓은 주님을 바라보며 한 영혼을 섬기고 나누고 베풀기를 소망합니다."
 

 ▲ 섬김 사역 시작 전 합심기도로 기도하는 성도들의 모습.ⓒ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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