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북한의 동의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 Organization for Cooperation of Railway) 정회원으로 7일 가입했다. 우리나라는 2015년 이후 꾸준히 정회원 가입을 시도했으나 북한의 반대로 번번히 무산된 바 있다.
 
▲대륙철도 연결망 (자료제공=연합뉴스)

"우리나라 OSJD 가입은 남북 고위급 회담의 성과"

우리나라가 OSJD에 가입하게 됨에 따라 부산에서 열차를 타고 출발해 북한을 거쳐 시베리아와 유럽까지 가는 대륙열차의 꿈이 열리게 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OSJD 장관급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우리나라가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OSJD는 유라시아 대륙의 철도 운영국 협의체로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28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옵서버 7개국 철도회사를 비롯해 코레일을 포함한 44개 기업으로 구성된 제휴회원도 두고 있다. 코레일은 2014년 OSJD 제휴회원으로 가입했다.

OSJD는 구소련과 동구권 국가 사이 국제철도협약을 맺기 위해 1956년 결성된 기구로 대륙철도를 포함한 유라시아 철도 운송과 관련한 제도와 운송협정을 마련하고 기술 분야 협력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OSJD 가입으로 화물운송 통관절차에서도 회원국 간 우대를 받을 수 있어 향후 유라시아 철도를 활용한 물동량 증가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OSJD 정회원에 합류한 우리나라는 TCR(중국횡단철도)와 TSR(시베리아횡단철도)를 포함해 28만km에 달하는 유라시아 대륙철도 노선 운영에 참가가 가능해졌고, OSJD가 관장하는 국제철도화물운송협약(SMGS), 국제철도여객운송협약(SMPS) 등 유라시아 철도 이용에 중요한 협약들을 다른 회원국들과 체결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됐다.

OSJD의 정회원이 되려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앞서 4월 19일 베트남 다낭시에서 열린 제33차 OSJD 사장단 회의에서도 정회원 가입에 도전했지만 북한의 반대로 안건이 정식으로 채택되지 않아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이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우리나라 OSJD 가입은 남북 고위급 회담의 성과"라며 "고위급 회담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 따로 부탁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단장인 손명수 국토부 철도국장은 의제 상정에 앞서 공식연설을 통해 회원국에 한국 가입안 지지를 요청했고, 북한도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 가입이 최종 결정됐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화해 기류가 조성됨에 따라 북한이 전향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가입 (자료제공=연합뉴스)

그렇다고 당장 한국철도의 유럽 진출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이어서 완전한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고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도 해제되지 않았지만, 장차 제반 문제가 해결돼 남북 경협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남북 철도 연결과 이를 토대로 한 유라시아 대륙철도 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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