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자신에게는 예수님의 흔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 흔적이 자신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바울이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떻게 죽었는지를 알려줍니다. 이렇듯 흔적은 역사를 보여주고, 정체성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흔적에서 역사를 배울 수 있습니다.
 
 ▲신동식 목사ⓒ데일리굿뉴스
초대교회의 역사는 흔적으로만 볼 수 있습니다. 오순절 성령강림으로 인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증거했습니다. 이때 소아시아와 헬라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복음을 듣고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에 박해가 있자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또 소아시아와 헬라지역으로 이주했습니다.
 
사도들이 가기 전에 복음이 먼저 들어갔습니다. 그런 후에 사도바울과 바나바에 의해 수리아 안디옥 교회가 세워지고 선교사로 보냄을 받습니다.
 
땅끝까지 가라는 말씀을 따라 사도들은 복음을 들고 떠났습니다. 그리고 갈라디아 지역인 비시디아 안디옥에 교회가 세워지고 에베소 교회, 갈라디아 교회, 골로새 교회, 라오디게아·빌라델비아·사데·두아디라·서머나·버가모교회 등이 터키지역에 세워졌습니다.
 
지금은 도시와 교회 터는 흔적만 있습니다. 골로새나. 서머나는 흔적도 없습니다. 그리고 사데교회는 거대한 아데미 신전 뒤에 허름한 작은 교회터로 흔적만 있습니다.
 
바울의 여정은 드고아에서 마게도냐로 건너오라는 말씀에 따라 비두니아 지역으로 가지 않고 바다를 건너 지금의 그리스 지역인 압비볼리에 이릅니다. 그리고 빌립보에서 복음을 전하고 자주 장사 루디아를 첫 회심자로 얻습니다. 이렇게 유럽에 첫 교회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그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빌립보에서는 감옥에 갇혀 고생을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감옥에서 풀려난 바울은 압비볼리를 거쳐 데살로니가로 갑니다. 데살로니가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유대인들의 핍박으로 인해 피신합니다. 카산더 장군이 창건한 데살로니가는 그리스의 3대 도시 가운데 하나로 활력이 있는 도시로 발전했습니다.
 
데살로니가를 떠난 바울은 베뢰아로 갑니다. 베뢰아는 아주 조용한 도시입니다. 그 곳에서 말씀에 신실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베뢰아 지역에 교회가 세워집니다. 그러나 지금은 바울이 복음을 전했던 터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에 존재했던 유대인 회당이 있습니다. 바울은 이렇게 베뢰아를 지나서 아테네로 가고 고린도를 거쳐서 다시 가이샤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계속해 제자들을 돌아보다가 로마에서 순교를 당합니다.
 
바울의 여정을 따라가면 많은 생각을 합니다.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를 봅니다.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교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허물어진 건물만 유물이 되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 흔적이 가치 없는 것이 아닙니다. 세월의 무상함도 아닙니다. 그 흔적에서 나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흔적은 우리 교회의 역사입니다. 어디서 왔으며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역사입니다.
 
바울과 제자들은 당시의 세계에서 맡겨진 최선을 일을 감당했습니다. 그리고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고 떠났습니다. 지금은 이슬람 국가가 되어서 마음껏 예배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지만 흔적은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찾아갑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다시금 교회의 영광이 회복되기를 기도합니다.
 
핍박과 고난 가운데 교회를 세우고자 몸부림쳤던 선진들의 모습을 떠오릅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봅니다. 복음은 교회를 통해 면면히 이어졌습니다. 교회의 흔적은 우리의 뿌리입니다. 뿌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자부심인지 모릅니다. 우리에게는 교회의 흔적이 있습니다.
 
부서지고, 무너지고 형체도 알 수 없지만 복음을 듣고 찬양하며 함께 모여 기도하고 사랑을 나눴던 옛 성도들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교회를 봅니다. 이 교회가 얼마나 오래 갈지는 오직 하나님만이 아십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시대에 맡겨진 일을 최선을 다해 감당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는 사실입니다. 복음의 소명을 온전히 감당하는 것이 교회를 존속시키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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