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OUT"...전세계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

조준만(jojunman@goodtv.co.kr)

등록일:2018-08-12 11:03:20

  • 인쇄하기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1906년 미국의 화학자 리오 헨드릭 베이클랜드가 합성수지 개발에 성공하면서 인류는 나무와 철, 종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신의 선물을 얻었으니 이름 하여 플라스틱. 그리스어 'Platikos(형태를 만들다)'에서 따온 '플라스틱'은 가볍고 질긴 비닐봉투에서 단단한 자동차의 내장재, 빨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으로든 변신했다.

플라스틱 덕분에 인간은 비로소 세상을 마음대로 창조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 그래서 인간들은 플라스틱에 열광했고 그 편리함에 푹 빠졌다. 미국의 과학 저널리스트 수전 프라인켈은 그의 저서 <플라스틱 사회>에서 "플라스틱은 현대 생활의 뼈, 조직, 피부"라고 평했다. 지난 100년은 '플라스틱의 시대'였다. 하지만, 신의 선물처럼 등장한 플라스틱은 점차 지구 환경과 인간의 건강에 재앙이 되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 그물망에 걸린 바다 거북이. 이미 해양 표면의 88%는 플라스틱 파편에 뒤덮혀 있는 실정이다.(사진=그린피스 제공)

 
플라스틱, 지구를 뒤덮다
 
바다가 플라스틱으로 뒤덮이고 있다. 바다를 떠다니는 플라스틱 조각은 약 5조 2,000억 개로 추정되며, 적도부터 남극까지 지구 곳곳의 바다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되지 않는 곳이 없다.

생명과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PNAS에 따르면 지구 해양 표면의 88%는 이미 플라스틱 파편으로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환경보호전문가그룹(GESAMP)은 미세 플라스틱 오염실태를 평가한 보고서에서 "지역적으로 밀도 차이가 있을 뿐 조사가 이뤄진 모든 곳에 플라스틱이 있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에 의한 해양 오염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플라스틱 아일랜드(plastic island)'다. 이 섬은 북태평양에 있는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에 있는 약 155만㎢ 넓이의 거대한 섬으로 1997년 찰스 무어가 요트로 태평양을 횡단하던 중 발견했다.

플라스틱 아일랜드를 조사한 '오션클린업파운데이션'에 따르면 섬을 이루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개수는 약 1조 8,000개, 무게는 8만 톤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는 초대형 여객기 500대와 맞먹는 무게다.
 
망망대해 한 가운데 이러한 섬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해마다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있기 때문이다. 2015년 발표된 사이언스지 발표에 따르면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2010년기준 매년 800만 톤에서 1,27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800만 톤은 지난해 한국 전체 어획량인 374만 3,000톤의 2배가 넘는 엄청난 양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현재 속도로 해양오염이 진행될 경우 오는 2050년에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이 더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다의 자정 작용을 넘어선 엄청난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지난 2월 스페인 무르시아 해변에서 길이가 10m에 이르는 향유고래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고래의 배를 가르자 고래 뱃속에서 29kg에 이르는 그물과 밧줄, 비닐봉투, 로프, 수술 장갑을 비롯한 많은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 전문가들이 밝힌 사인은 '플라스틱 쓰레기'에 의한 복막염.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위해 그린피스가 설치한 '플라스틱 고래'의 모습 (사진=그린피스 제공)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문제는 해양생물을 넘어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인간까지 위협하고 있다.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작게 분쇄돼 크기가 5㎜ 이하인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한다. 이 미세 플라스틱을 플랑크톤이 먹고 이 플랑크톤을 새우나 생선 등이 먹게 되면 결국 먹이사슬의 끝에 있는 인간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고래 뱃속을 가득 채우고 태평양에 거대한 섬을 만든 수많은 플라스틱은 어디서 왔을까? 독일 국책연구기관 헬름홀츠환경연구센터가 지난달 2일 ‘환경과학과 기술’을 통해 "세계 해양쓰레기의 90%가 아시아 8개강과 아프리카 지역 2개강에서 배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양쯔강은 플라스틱 쓰레기 연간 배출량이 150만 톤으로 전체 조사 대상 57개 강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양쯔강에 이어 인도의 인더스강, 중국 황허강·하이허강, 인도 갠지스강 순이었다.
 
굿바이, 플라스틱

플라스틱으로 인한 건강위협과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들이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먼저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모든 일회용 포장지를 재사용 또는 재활용 포장지로 바꾸는 비상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EU는 2030년 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반 이하로 줄이고, 2026년까지 EU평균 비닐봉투 사용량을 현재 90개에서 40개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에 다양한 세금을 부과하고 플라스틱 용기를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는 연구에 1억 유로(약 1,3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시애틀에서는 7월 1일부터 음식과 음료를 파는 외식업체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빨대와 식기류를 제공할 경우 벌금 250달러(약 28만원)를 부과하기로 했다. 플라스틱 사용에 벌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은 미국에서 시애틀이 최초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다른 미국 도시들도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하기로 했고,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도 플라스틱 용기와 빨대 퇴출을 위한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도 플라스틱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재활용 폐기물에 대한 공공관리 강화 및 제품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단계별 개선으로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139만 2,000t) 줄이고 현재 34%인 재활용률을 7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과대포장 가이드라인을 오는 10월까지 마련하고 내년에 법적 제한 기준을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재활용을 늘려 지속 가능한 자원순환형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현장에서 신속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지에 호응해 기업들도 플라스틱 저감 대책을 내놓고 있다. 롯데유통은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음료용기에 들어가는 색을 모두 빼기로 했다. 플라스틱 용기에 색이 들어가 있으면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자체 생수 브랜드의 뚜껑을 녹색에서 무색으로 변경하고 도시락뚜껑을 친환경 소재로 바꾸기로 했다. 플라스틱 쓰레기로부터 지구를 구하고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만드는데 5초 사용하는 데 5분이 걸리는 플라스틱. 하지만 분해되는 데는 500년이 걸린다. 우리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굿바이, 플라스틱"을 선언해야 하는 이유다.

 
저작권자(c)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작성0 / 최대600바이트(한글300자)선거실명확인
    goodtvICGICGCCMLOVE굿피플KCMUSA기독뉴스GoodPeople아멘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