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민화협), 北(조선총련), 日(21세기일본위원회)이 지난 8월 6일 도쿄의 KRR호텔에 모여 강제징용 유골봉환기구를 출범하기로 했다.ⓒ데일리뉴스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유골을 봉환하기 위한 남북일 공동기구가 설립됐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대표 김홍걸)는 일본 시민단체인 21세기 일본위원회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지난 8월 6일 일본 도쿄 KRR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징용 희생자 유골 봉환을 위한 계획을 설명했다.
 
남북일 세 나라로 구성될 공동기구는 도쿄 메구로구 사찰 유텐지에 안장되어있는 징용자 유골에 대한 추도식을 북한 거주 유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열고 해당 유골의 북한 봉환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야마구치현 우베시 바닷가에 있던 조세이 탄광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수몰사고로 숨진 한국인들에 대한 발굴 사업을 일본 시민단체들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조세이 탄광은 20세기 초 일제가 전쟁 물자를 조달하기 위해 운영했던 탄광으로 수많은 조선인 강제 징용 노동자들이 무덥고 비좁은 갱도에서 하루 12시간씩 석탄을 캤던 곳이다. 안전은 뒷전이었던 야만의 시절. 조세이 탄광에서는 유독 인명사고가 자주 일어났다. 1911년부터 48년까지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나 총 528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특히 1942년 갱도 수몰사고는 조선인의 피해가 컸다. 이 사고로 조선인 136명이 숨졌다. 그리고 이들의 유골은 아직도 바다 속에 남아있는 상황이다.
 
김홍걸 민화협 상임대표는 "강제로 끌려와 조국과 부모 형제를 기리며 아리랑을 불렀던 분들의 한(恨)의 눈물을 씻어드리고 유골이라도 조국에 모셔가는 것이 8,000만 우리 민족의 책무이며 사명"이라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유골 발굴·봉환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상임대표는 지난 7월 16일부터 19일까지 평양을 방문하여 북측 민화협과 함께 일본에 묻힌 강제 징용 희생 조선인들의 유골송환을 위한 남북공동추진위원회를 결성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남측 단체가 주최한 행사로는 이례적으로 조선총련 관계자들이 참석하기도 해 주목을 받았다. 조선오 조선총련 국제통일국 부국장은 "일본 정부의 제재로 인해 북측 민화협이 참석하지 못해 이번 행사만 조선총련이 대리해서 참석한 것"이라면서도 "유골 봉환이 어렵지만 북남과 일본이 연대하는 운동이 될 가능성이 있으니 가능하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상임대표는 "앞으로 사업이 본격화 되면 각지에서 유골 발굴과 봉환 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 쪽 단체들과의 협력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골 봉환 운동은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일본을 압박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진실된 마음으로 역사의 피해자를 위로하고 헤아리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클리굿뉴스 8월 19일, 37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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