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한 18세 청년이 뗏목에 타고 49일간 바다를 표류하다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극한의 두려움과 위기 속에서 그를 붙든 건 말씀과 기도였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청년의 이야기는 전세계적으로 큰 감동을 선사했다.
 
 ▲49일 동안 해상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인도네시아 청년 아딜랑(사진제공=연합뉴스)

뗏목타고 1천920㎞ 이동해 괌 인근서 발견
 
최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파나마 선적 화물선 MV 아르페지오 호는 8월 31일 괌 인근 해상에서 나무로 지어진 작은 오두막 형태의 뗏목을 타고 해상을 떠돌던 인도네시아인 남성 알디 노벨 아딜랑(18)을 구조했다.
 
아딜랑은 7월 14일 술라웨시 섬 앞바다 125㎞ 지점에서 뗏목을 묶은 줄이 강풍에 끊기는 바람에 바다를 떠도는 신세가 됐다. 아딜랑은 "한 달하고도 18일을 표류했다. 갖고 있던 식량과 발전기 연료는 첫 일주일에 다 떨어졌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 뗏목은 팜 나무 잎사귀 등을 물속에 드리워 인공어초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고 밤엔 불을 밝혀 참치 등을 유인하는 '롬퐁'(rompong)이란 이름의 재래식 어구였다. 아딜랑은 그래서 물고기를 잡아 최소한의 식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식수는 옷을 바닷물에 적신 뒤 짜내 마시는 방식으로 충당했다.
 
해류에 실려 인도네시아에서 괌까지 약 1천920㎞를 이동하는 동안 그는 10여 척의 배를 만났다. 그렇지만 구조 요청을 전달하는 데는 매번 실패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강한 자살유혹에 시달렸고, 이러한 유혹을 떨칠 수 있었던 건 평상시 부모님이 그에게 하던 조언에 있었다고 돌이켰다.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께 기도하렴, 그럼 고통이 줄어들거야."
 
아딜랑은 이를 기억하며 시련을 극복하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계속적으로 성경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부모님을 다시는 뵙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매일 기도를 올렸다"고 털어놨다.
 
마침내 아딜랑은 지나가던 MV 아르페지오 호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아르페지오 호 역시 뗏목을 지나치려다가 아딜랑이 휴대용 무전기를 통해 "도와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구조 작업에 나선 것이다.
 
MV 아르페지오 호는 원래 목적지였던 일본 도쿠야마 항에 도착한 뒤 일본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아딜랑의 신병을 넘겼다. 아딜랑은 건강상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진단됐으며, 지난달 8일 인도네시아로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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