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인가구가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가구 비율은 점점 늘어 전체 가구의 30%에 육박할 정도로 많아졌다. 증가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불안한 미래에 가정을 꾸려 다른 사람을 책임지기 보다는 혼자가 속 편하다는 인식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기준 국내 1인가구 비율은 28.6%를 차지한다. 1인가구는 2000년 222만 가구에서 지난해 562만으로 증가하며 17년 사이 약 2.5배 늘어났다.ⓒ데일리굿뉴스

1인가구 대폭증가…전체가구 30% '육박'
 

1인가구는 2~4인가구를 넘어 '대세'가 된 지 오래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내 1인가구 비율은 28.6%에 달한다. 이는 2000년 222만 가구에서 지난해 562만으로 증가하며 17년 새 약 2.5배로 늘어난 양상을 보였다.
 
1인가구의 증가와 맞물려 이들 기호에 맞춘 상품도 덩달아 늘고 있는 추세다. 1인 식당은 물론, 1인 아파트, 1인 노래방까지 등장하며 그야말로 1인가구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른바 '혼밥'(홀로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도 이제는 일반적인 문화가 돼버렸다.
 
1년 차 직장인 A씨는 몇 달 전부터 혼밥을 즐기기 시작했다. 직업 특성상 고객과 입씨름할 일이 잦은 A씨는 퇴근 후 저녁만큼은 오롯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 데 할애한다. 그는 "일할 때는 고객 눈치 보랴 이것저것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은데, 이렇게 홀로 시간을 보내니 되려 재충전이 되더라. 가끔 혼밥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토록 1인가구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독거노인의 증가나 이혼자 비율 상승 등 사회구조상의 영향도 컸지만 '혼자가 편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게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8 한국 1인가구 보고서' 결과는 이 같은 사실을 방증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 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69.5%로 상당히 높았다. 1인가구 10명 중 7명이 '혼자 사는 삶'에 만족한다고 답한 셈이다.
 
1인 생활의 장점으로는 '자유로운 생활 및 의사결정'(39.5%)이 첫 손에 꼽혔다. '혼자만의 여가 활용'(33.2%), '가족부양 부담 없음'(7.3%) 등이 뒤를 이었다. 1인가구가 1인 생활을 시작한 동기로도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가 가장 많았다.
 
"사회안전망 틈새 메워…1인가구 증가 대응 나서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1인가구의 성장을 마냥 좋게만 바라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1인가구의 성장으로 비혼과 비출산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고, '고독사'와 같은 사회적 문제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

통계청 이지연 인구동향과장은 "가장 보편적 형태였던 부부와 자녀 가구가 빠른 속도로 해체돼 10년이 안돼 모든 지역에서 1인가구가 가장 많아 질 것"이라며 "결혼을 미룬 미혼 남녀가 부모에게서 독립해서 사는 사례가 계속 늘고, 고령화가 심해지며 홀로 남겨진 어르신도 급증하리라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1인가구의 35.5%는 '언젠가는' 결혼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절반 가량은 결혼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는 결혼·재혼 의향이 없었다.
 
이에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에 발맞춰 사회안전망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현희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1인 가구 특성이 연령대별로 다른 점을 감안,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특히 노인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는 50대의 경우에는 소득과 고용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선제적 정책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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