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스마트폰이 사라진다면 어떠할까. 손안의 작은 기계는 우리 일상 전반에 편리함을 주며 많은 이로움을 누리게 했다. 그런 편리함은 각종 기기를 늘 손 안에 놓고 놓아주지 않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현재 국내 성인들의 디지털기기 의존증은 심각한 수준이다. 수많은 기기는 편리함을 주지만 부정적인 영향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디지털기기와 인터넷 사용을 줄이려는 이른바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내 성인들의 디지털기기 의존이 날로 심각해 지고 있는 가운데 처방으로 '디지털 디톡스'가 제시되고 있다.

손 못 떼는 스마트폰…한국인 절반 '스마트폰 중독'
 
사회초년생인 직장인 최 모씨(27)는 '스마트폰이 없는 일상'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 아침 눈뜨는 순간부터 잠이 들 때까지 스마트폰을 끼고 있어야만 마음이 안정될 정도다. 최 씨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함마저 느낀다"며 "스마트폰을 보지 않으려 해도 자꾸 무의식적으로 보게 된다.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를 진단했다.
 
이 같이 국내 성인들의 디지털기기 의존증은 날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지난 6월 만 19~59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자 약 10명 중 8명이 최 씨처럼 디지털기기의 의존도가 '심각하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스스로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 같다'고 평가한 사람도 다수였다.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인 54.7%가 '평소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가끔 디지털기기에 중독된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디지털기기가 없으면 제대로 생활하기 힘들 것 같다', '디지털기기가 없으면 못 살 것 같다' 등 4개 항목 중 2개 이상에 속한다고 답했다.
 
또 일이나 공부를 하지 않을 때 주로 하는 활동을 묻는 질문에도 '스마트폰 사용'이라는 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의 71.9%(중복응답)가 '여유 시간에 스마트폰을 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2016년 조사 때(61.5%)보다 증가한 수치다. 현대인들의 스마트폰 중독상태가 날로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디지털 디톡스'에 관심 '쑥'…사용 제한 '어플'도 등장  
 
이처럼 디지털 중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처방으로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디톡스란 디지털기기의 사용을 중단하고 휴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디지털기기에서 벗어나고픈 이들 사이에서 실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과반수가 '디지털 디톡스'에 관심을 보였다. 51.4%(중복응답)는 '디지털기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고 답했으며 '디지털 디톡스 활동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답한 사람도 66.8%나 됐다. 77%는 실제 디지털 디톡스 활동을 해봤다고 응답했다.  
 
디지털 디톡스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이 가능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디지털 디톡스'의 5가지 방법을 소개한 바 있다. △침대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가지 않는 것 △이메일 계정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을 금하면서 이메일 계정에서 로그아웃하기 △SNS와 모바일 메신저에 '알림' 기능을 끄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 대신 종이책을 보는 것 △온라인 접속 시간을 측정해 통제하기 등을 제안했다.
 
최근 들어서는 보다 실질적인 움직임들이 일고 있는 데,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디지털 디톡스 앱이나 여행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방법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포인트가 쌓이는 '잠보앱'과 앱 실행 횟수를 제한하는 '세번만' 등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디톡스 여행상품도 다수 등장했다.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힐리언스 선마을'은 디지털 디톡스 존을 따로 만들어 오롯이 환경 속에서 휴식을 취하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 교수(강북삼성병원)는 "스마트폰 등 기기의 과도한 사용은 디지털 치매를 초래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면서 "특히나 어플을 활용한 디지털 디톡스는 목표한 사용시간까지만 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기 때문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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