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 들어설 때 긴장하지 않는 사람이 있긴 할까. 치과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출입이 두려운 공간이다. 그런데 이 공간을 매개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특별한 의사가 있다. 미보치과 공윤수 원장은 서울시 봉사상과 사회 공헌복지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나눔과 봉사의 아이콘으로 불리 운다. 나눔을 통해 사랑의 온도를 높이고 있는 그의 일상 이야기를 기독교 월간지 <신앙계>를 통해 들어봤다.
 
 ▲현재 의료선교단체인 꿈이 있는 사람들 대표 공윤수 원장. 2015년 서울시 봉사상 대상과 2015 위대한 한국인 100인 대상, 성북구청장 봉사장, 국제라이온스클럽 무궁화대상 등을 수상했다.

나눌 수록 커지는 기쁨, 모든 자리서 '나눔 실천'
 

‘의료선교단체 꿈이 있는 사람들 대표’, ‘한국새생명복지재단 이사’, ‘성북구 재향군인회 부회장’, ‘라이온스클럽 이사’.
 
이것 말고도 공윤수 원장이 맡고 있는 공식 직함만 10개가 넘는다. 일상이 늘 나눔과 봉사와 연결돼 있다 보니 어느새 수많은 일들을 도맡게 됐다.
 
현재 그는 치과에서 지역주민들을 위한 작은음악회, 장애인음악회 등을 열고, 지역의 소상공인들을 위해서는 SNS 교육 강의를 열어 매출 증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역의 의료제도권 밖에 있는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진료를 하는 가하면, 주말에는 병원에 올 수 없는 중증장애인들과 시골마을에 찾아가 진료 봉사도 하고 있다.
 
“사람을 만나고 함께 교제하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제가 하는 일들은 혼자 할 수 없고 함께 해야 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함께 모여서 소통하고 마음과 마음을 모아 선한 일을 하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하나님께서 힘을 주셔서 지역을 위해 섬길 수 있어 감사한 마음뿐이죠.”
    
치과의사가 된 동기도 순전히 봉사를 위해서였다. 대학 때 우연히 참여하게 된 봉사활동에서 강한 울림을 느낀 그는 의료선교란 비전을 품게 됐고 이는 지금의 공 원장을 만들었다.
 
“어르신들 중에 치아가 없어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어린이들 중에도 치아 상태가 좋지 못해 아파하는 아이들이 있었지요. 마음이 아팠어요. 그리고 이들을 치료해 아픔에서 벗어나게 해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겼죠. 지나고 보니 그때 했던 작은 기도를 하나님께서 응답해주셔서 지금 이 일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2000년에는 필리핀으로 떠나 평신도 의료선교사로 헌신하면서 선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공 원장 부부는 필리핀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고, 산족 등 소외된 원주민들에게 의약품 지원과 생필품을 공급하며 선교했다. 현지 선교사들과 협력해 교회를 세우는 일에도 동참했다.
 
“필리핀에서의 생활은 힘든 때도 많았지만 보람되고 기쁜 일도 많았습니다. 그곳의 한센인들을 보며 큰 은혜를 받았는데 그들은 코와 손이 없어도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죠. 늘 웃음과 미소를 머금고 사는 모습을 보며 저를 돌아보게 됐어요. 제가 그들에게 무언가를 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에게 받았고 배웠죠.”
 
필리핀에서의 사역은 이후 의료선교단체인 ‘꿈이 있는 사람들’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2009년에 치과를 개원한 이후 국내의료봉사를 하던 중 2013년부터는 해외로 활동영역을 넓혔고, 2014년에 단체를 설립해 필리핀과 캄보디아에 6개의 치과 진료소를 세웠다.
   
"일상 속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이끕니다"

이토록 많은 일을 감당하기까지 모든 과정이 특별했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학창시절 마라톤 선수였던 그는 고 2때 무릎 연골이 파열돼 꿈이 상실되는 큰 좌절을 맛봐야 했고,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 당하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모든 재산을 선교지에 흘려 보냈기에 유일한 재산이라곤 아파트 한 채뿐이었지요. 친구가 아파트를 매도한 돈을 들고 도주했을 때 사실 하나님을 더 원망했어요. 선교사역을 잘 마치고 돌아왔는데 그 보상이 이거냐며 따졌지요.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하나님의 음성을 전해줬어요. ‘내가 네 아내와 아들을 데려간 것보다 이것이 더 큰일이냐.’ 그 때 깨달았죠. 모두 하나님의 것이라고 고백하면서도 내 돈으로 사역하고 내 돈으로 선교한다는 착각 속에서 살았던 것을요.”
 
그 뒤 모든 걸 온전히 하나님 앞에 내려놓은 공 원장. 그는 오늘도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며 하루를 보내기에 여념없다. 끝으로 그는 나눔과 봉사, 재능기부에 대해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실천이 먼저라는 말을 남겼다.
 
“5천원, 1만원 기부하는 게 쉽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아요. 하는 사람은 계속하게 되고 안 하는 사람은 계속 못합니다. 1%라도 나누는 연습을 시작한다면 더 많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흘려 보낼수록 더 풍성해지는 것은 경험해보지 못하면 알 수 없어요. 작은 나눔이라도 실천해보는 연말연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공윤수 원장의 자세한 신앙 이야기는 <신앙계> 12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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