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회의 공정한 승계1

이기창 장로(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장로(전 호서대 교수))

등록일:2019-02-17 21: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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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창 장로(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장로) ⓒ데일리굿뉴스
 
지금 한국교회는 침체와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매년 수백 개씩의 교회가 파산해 경매 되던지 문을 닫는다는 소식도 들린다. 생활수준이 높아져 삶의 절박함이 없어지고 절대자에 대한 사모함이나 간절함도 사라지고 개인주의와 연락을 추구하는 세태에다가, 극심한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세속문화의 창궐이 원인일 것이다.
 
초대형 집회가 수시로 열리고 교회가 쑥쑥 자라나며 신앙의 열정이 들끓던 1970~1980년대 한국교회 부흥의 절정기가 너무나 그리워진다. 설상가상으로 한국교계의 분열과 일탈, 이단사설의 증대 및 교회승계 문제로 인해 교회의 위상이 추락해, 성스러워야 할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비난까지 받으니 그야말로 한국교회는 위기에 서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어느 대표기관이나 교단, 언론, 신학계에서도 걱정만 했지 쇄신과 개혁에 대한 뚜렷한 처방과 대책이 없다. 한국교회의 가장 큰 현안인 교회 승계문제에 대해 평신도의 입장에서 감히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로 ‘세습’이라고 공격을 받고 있는 친족에의 승계문제에 조차도 정당하냐 부당하냐의 깊고 명확한 판단 없이 교단이나 신학대학, 개교회 모두 묵묵부답이다. 일부 교단에서는 친족승계를 금지하도록 교단헌법을 개정했지만 개교회에 대한 통제력이 약한 개신교의 속성과 허술한 행정으로 혼란은 증폭되고 있다. 과연 교회의 친족승계는 옳은가, 그른가?
 
구약시대에는 하나님께서 제사 드리고 섬기는 일을 위해 특별히 레위지파를 정하셨고 그 족속의 아들들이 대대로 제사장직을 수행했다(출 27:21, 29:9, 대상 24:1~31). 즉 구약시대에는 소위 ‘세습’이 성경적이었으며, 제사장직분을 공평하게 제비뽑아 정하기도 했다(대상 24:5, 31).
 
그러나 신약시대에는 예수님께서 오셔서 구약의 율법을 완전하게 하셨고, 새 것은 새 부대에 담는다 하셨으며, 사도승계도 그렇지 않았으므로 부활, 승천 후 새롭게 탄생한 교회에 이 친족계승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 것임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반드시 친족이 배제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으며, 친족승계가 지속적 교회성장에 꼭 필요한 교회도 있을 수 있으며 그 장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강남의 H교회는 아들이 승계해 교회가 이전보다 더 은혜롭고 새롭게 성장했으며, 인천의 S교회는 거의 전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아들의 승계를 원해 교회문화나 전통을 유지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또 누구도 원치 않는 부모가 개척한 열악한 농어촌교회를 사명으로 물려받아 목회를 하는 훌륭한 분들이 많고, 인품과 신앙과 능력이 뛰어난 사명자가 대를 이은 가문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을 볼 때 ‘친족승계’를 무조건 금지하는 게 꼭 정의는 아니며, 유능한 친족 후계자의 기회를 빼앗는 역차별의 소지도 있어서 불합리한 논리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성경적이고 합리적인 교회승계의 방법은 무엇인가?
 
첫 예루살렘의 첫 교회에서 초대교회의 지도자인 사도직에 예수님을 배반하고 자살한 가룟유다를 승계할 사도 한 명을 보충할 때에, 먼저 분명한 자격요건을 정했다. 두 번째는 합당한 자로서 바사바와 맛디아를 복수로 추천 했으며, 세 번째 하나님께서 택해 주시기를 기도한 다음, 네 번째로 제비뽑아 맛디아를 선출했음(행 1:21~26)을 볼 수 있다. 이때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마음을 인도하시는 주된 방법인 ‘성령’의 충만함을 사도들이 아직 받기 전이었으므로 구약시대처럼 ‘제비뽑기’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았다. 
 
현시대에 제비 뽑는 방식은 무작위 다수군중에게 대등, 공평한 기회 제공을 위한 단순선택 시에만 사용하고, 능력과 자질을 위주로 한 질적 선택을 하는 경우는 공정한 경쟁을 하는 선거가 보편화된 방식이다.
 
특히 현대 민주사회에서는 기회균등, 공정경쟁, 민주적 선택, 투명-합리적 절차 등이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이에 하자가 있을 경우 사회적 갈등과 저항이 발생한다.
 
최근 M교회 사태가 큰 물의를 일으켜 신학대 학생의 파업, 직무정지 소송, 등으로 세상이 거세게 비판하는 것도 이러한 정당성이 결여된 때문이다.
 
따라서 ‘친족승계’는 사실상 옳고 그름의 문제나, 논란의 대상이 아니며, 그 금지가 선이 아니 듯 그 허용도 악이 아니다. 고로 한국교회는 친족승계의 적부논란을 종료하고, 공정한 승계를 위한 ‘룰’을 논의해야만 한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절차와 방법’을 정해서 자유롭고 투명하게 내·외부 복수 후보자가 경쟁을 한다면 ‘친족승계’도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외부 지원자를 배제 또는 제한하는 친족승계, 공동체와의 교감 없는 일방적 지명, 경쟁 없이 단독후보로 가부표결을 하는 방식, 전임자가 막후에서 부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은 불공정한 죄악이다.
 
친족승계가 필요하다면 떳떳이 공개모집을 통해 경쟁해 검증 및 투명한 비밀투표로 선택함을 받도록 하고, 만일 경쟁력이 없는 친족이라면 승계를 포기하는 것이 정의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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