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해현상, 미디어·SNS 통해 확산
청소년들의 자해와 자살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온 논란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최근들어 생명에 대한 청소년들의 잘못된 인지로 자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청소년 상담 전문가에 따르면 학생들이 이런 현상을 보이는 건 자신의 감정을 잘 인지하지 못하거나 일부러 괜찮은 척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임낙선 상담팀장은 "자해가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칼을 대서 긋는다는게 단순한 재미로만 여길 수 있는게 아니다"라며 "자해를 시도하는 자체만으로, 아니면 다른 대안이 아니라 자기 고통을 자해로 푸는 그 행동 자체만으로도 심각하게 봐야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건 SNS와 미디어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 TV프로그램 출연자가 자해한 사실을 스스럼없이 고백하면서 그 모습을 본 학생들 사이에 유행처럼 공감대가 형성된 측면이 있다. 자기의 감정을 자해로 나타내면서 이를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SNS에 올리는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자해를 일종의 패션처럼 과시한다고 해서 이를 '패션자해'로 부르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국가응급진료정보망 자료에 따르면 청소녀의 자해·자살 시도는 2012년 2,400명, 2014년 2,450명, 2016년 2,243명으로 매년 2,000명 이상 발생하며 매우 심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최근 청소년들이 느끼는 자살충동의 이유로 학업성적과 가족간 갈등이 가장 많이 꼽혔다. 그만큼 학업스트레스가 심하고 가족간 소통이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임 팀장은 "청소년들이 올바른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으려면 본인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스스로 자각하고 말로 표현함으로써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이해받는 등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이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감정 인지에 서툰 청소년들은 이에 대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배울 필요가 있다"며 "모든 소통이 SNS상에서 이뤄지는 현 실태에 비춰볼 때 교과과정에 포함해서라도 정서 표현을 가르치는 것이 우리사회의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