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퇴직자의 상당수가 비자발적으로 준비 없는 퇴직과 함께 재취업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 시 두 번 이상 일자리를 옮긴 퇴직자들도 절반 가까이나 됐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지금, 중고령자 재취업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책이 요구된다.
 
 ▲50∼60대 퇴직자의 상당수가 비자발적으로 준비 없이 퇴직한 후 다시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재취업 준비 못한 퇴직, 대응책 '시급'
 
50~60대 퇴직자 절반 이상이 갑작스러운 퇴직에 아무런 준비 없이 재취업에 뛰어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최근 50·60대 퇴직자의 재취업과 일자리 이동 경로 등을 분석한 '은퇴라이프 트렌드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는 10년 이상 임금 근로자로 일한 뒤 직장에서 퇴직한 국내 거주 만 50~69세 남녀 1,808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재취업자의 절반 이상(51.0%)이 2번 이상 일자리를 옮겼고 3번 이상 옮긴 재취업자도 24.1%에 달한다. 중고령자들이 퇴직 후에도 유목민처럼 일자리를 옮겨 다니며 일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들을 지칭해 '5060 일자리 노마드족'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은퇴자의 상당수가 갑작스런 퇴직으로 준비 없이 재취업에 임하는 현실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직을 위해 자발적으로 퇴직한 경우는 24.2%에 불과했다. 나머지 75.8%는 폐업, 해고 같은 회사 사정이나 건강 악화 등 개인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재취업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한 채 일을 그만둔 퇴직자는 41.2%나 된다. 연구소는 "본인 계획에 따른 자발적 퇴직이 드물다 보니 퇴직 시점이 예상보다 빠른 경우가 많았다"며 "이 같은 상황은 재취업 준비 부족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재취업을 한 주요 동기는 '경제적 필요성'(43.3%)이 가장 높았다. 많은 퇴직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처음 재취업할 때 소득이 퇴직 전에 비해 평균 36.9%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심각성을 더했다. 퇴직 전 월평균 소득이 426만 원이라면 퇴직 후 첫 번째 일자리의 월평균 소득은 269만 원으로, 퇴직 전 소득의 63.1% 수준에 그쳤다. 그 뒤 두 번째 일자리에선 월평균 244만원, 세 번째엔 230만 원으로 소득이 점점 감소했다.
 
이런 현실에 따라 중고령자 재취업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으로 확대될 중고령자 재취업 시장의 현실을 고려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정나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퇴직과 재취업 문제는 50·60세대 개인의 일이 아니라 국가적 문제"라며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지금 중고령자 재취업 문제를 국가 성장동력 유지를 위한 사회적 과제로 인식해 전향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50·60대 퇴직자들의 재취업을 위한 요건으로 △체계적 재취업 준비 △전문성 확보와 인적 네트워크 구축 △일자리 포트폴리오 구축 △퇴직 전 '재정소방훈련' 실시 △근로소득 감소를 금융소득으로 보완하는 체계적 구조 만들기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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