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우리가 모르는 '낙태'의 실체, 산부인과 의사에게 듣다

[가정의달 '바람직한 가정회복' ③] 시온여성병원 이승철 병원장

최상경 기자(cs_kyoung@goodtv.co.kr)

등록일:2019-05-24 20: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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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66년 만에 낙태죄가 폐지됐다. 헌재는 지난달 “낙태 전면 금지는 헌법에 어긋나며, 임신 초기(22주 내외) 낙태는 허용해야 한다”며 7년 전 합헌 결정을 뒤집었다.

이같은 결정을 내린 지 한 달이 넘은 지금, 정국경색으로 내년 말까지 만들어야 할 대체입법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그 사이 현장에선 의사들도, 임신여성들도, 하물며 행정처분을 해야 하는 보건복지부도 혼란에 빠져 있다.
 
'낙태 합법화, 이제 산부인과 의사를 그만둬야 하는 것인지...' 심지어 현직 산부인과 의사들 사이에선 이런 말까지 흘러나온다. 특히 크리스천 의사들에겐 낙태허용의 현실은 큰 시험거리일 수밖에 없을 터. '생명을 소중하게'라는 말씀에 따라 십여 년 간 낙태를 금지해온 시온여성병원 이승철 병원장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23일 시온여성병원 이승철 병원장을 만나 '낙태죄 폐지'와 관련한 실질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온여성병원: 보건복지부 지정 산부인과 전문병원 (수원,용인,화성 지역 유일), 유니세프지정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지정 (10년 연속), ‘생명을 소중하게’ 2005년부터 인공임신중절수술 안하는 병원)ⓒ데일리굿뉴스

Q.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지 한달 여가 지났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이번 헌재의 판결을 어떻게 보는가.
 
A. 굉장히 참담하고 충격적인 일이다. 낙태는 정말 최후 보류의 선택이 돼야 한다. 낙태 이전에 사후피임 등 많은 선택지가 있음에도 '임신중절'을 먼저 논하는 상황은 의사로서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의사입장에서 볼 때 태아는 그 어떤 것과 견줄 수 없는 소중한 생명체다. 낙태의 실체를 몰라서 내린 일이다.
 
Q. 당장 2021년부터 낙태시술이 가능해지면 현직 의사로서 당면할 현실적인 어려움은 무엇인가.
 
A. 낙태가 그동안 법률에서는 불법임에도 대부분 관행처럼 허용되는 분위기였다. 병원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의사로서 개인적인 찔림과 고민이 많았다. 기도 끝에 2003년 병원을 개원한 뒤, 2005년부터 '임신중절수술'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왔다. 지금까지는 그나마 낙태가 불법으로 규정돼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병원을 찾는 여성들이 낙태에 관해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것이다. 만일 여기서 의사가 중절수술을 원치 않는다면 진료거부라고 항의해도 별 수 없게 된다. 낙태를 둘러싼 개인적· 종교적 신념의 충돌이 예상되는 이유다. 낙태 합법화가 돼도 시술을 원하지 않는 의사는 반강제적으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
 
Q. 낙태를 허용할 수 있는 최대 시기로 임신 22주가 거론된다. 의학적으로 봤을 때 어떤가. '낙태 수술'의 실체는?
 

A. 22주된 아기를 낙태시술 하는 건 끔찍한 일이다. 실제로 아기를 꺼내놓고 보면 모두가 경악할 것이다. 살아있기 때문이다. 이미 4~10주면 대부분의 장기가 형성된다. 5주 차에는 아기의 심박동을 들을 수 있다. 형태가 작을 뿐 이미 생명체로서의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낙태시술을 할 때에는 주수가 증가함에 따라 위험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오른다. 이미 뱃속에서 자란 아기는 자궁의 입구를 강제로 열어 끄집어내는 격이기 때문이다.
 
출산이나 유산과는 달리 중절할 때는 자궁입구가 굉장히 딱딱해 힘들다. 유도제 등 약도 많이 써야 하고 자궁출혈이 굉장히 심하다. 심지어는 기구를 넣어 태아를 절단한 뒤, 부분적으로 꺼낸 후 자궁벽을 긁어내기도 한다. 이때 기구를 피해 살아있는 아기가 피하는 걸 본다. 낙태수술에 따른 합병증은 상상 그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Q. 2020년까지 낙태 관련 조항을 개정하는 일만 남았다. 개인적으로나마 어떻게 개정돼야 한다고 보나.
 
A. 기독교인으로서 내 신념은 생명은 소중하기에 결코 어떠한 경우에서도 낙태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이 되는 시점부터 이미 하나의 생명체다. 수정란은 눈에 안보일 정도로 미세하지만 그 안에는 생명의 모든 비밀이 설계돼 있다. 6주, 22주 등 낙태의 시점을 거론하는 건 의미가 없다. 문제는 왜 꼭 낙태라는 극단적인 부분을 먼저 염두에 두느냐이다. 사후피임 등 의학이 발달해 얼마든지 대처할 기회가 있다. 부작용도 극히 드물고 피임성공률도 높다.
 
특히 경제적 문제에 따른 낙태를 합법화하기 이전에 정부가 복지나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내가 접한 미혼모들도 대부분 아이의 존재를 두려워하기 보단 그 이후인 양육문제, 즉 경제적인 부분에 염려가 많더라. 낙태를 논하기 이전에 다른 면면을 들어다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저 아쉽고 참담할 따름이다.
 
Q. 낙태죄 폐지 등으로 생명경시가 우려되는 상황인데, 이 가운데 크리스천 의사로서 어떤 소신과 목표를 갖고 병원운영을 해나갈 것인가. 
 
A. 진정한 의사라면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방향성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도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인간의 생명을 그 어떤 가치보다 중요하게 여길 것이다. 지금 병원은 기업화되고 있다. 그것이 현실이다. 이에 편승하지 않고 병원이 선교지라 생각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
 
실제로 2003년부터 매년 파키스탄, 몽골 등 해외 선교활동과 의료나눔·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또 병원서 출산되는 아기 한 명당 기금을 적립해 유니세프에 후원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경제부국이 된 데는 초기 해외 선교사들과 의료진들의 원조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이 도움을 기억하며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도 진력하겠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낙태를 결정하는 이들의 상당수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바로 정상적인 가정을 이룬 여성들이다. 강간피해자·미혼모·업소여성들의 낙태비율은 생각보다 소수에 불과하다.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 문제다. 낙태를 허용하면 더 바람직하지 못한 쪽으로 흘러갈 것이다. 무책임한 성행위가 증가하고 생명에 대한 책임감도 줄어들 게 뻔하다.

낙태에 대한 실체적인 진실이 과연 무엇인지 우리 사회가 고민해봐야 한다. 우리 가정과 직장, 사회 공동체에 미칠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바라봐야 한다. 한국교회는 물론 기독교인들은 사회 가운데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한편 더 좋은 사회가 되도록 기도로 힘을 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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