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지만 포기할 수 없는 것 중에 하나, 문화생활이다. 하지만 시간과 돈에 쫓겨 여유롭게 문화생활 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최근 이러한 현실이 문화 소비에서도 반영되는 추세다.
 
 ▲유튜브에서 영화나 책을 요약해주는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데일리굿뉴스

‘간단 정리’, ‘3분 요약’ 등의 콘텐츠 인기

최근 ‘서머리 콘텐츠’가 급부상하고 있다. ‘서머리 콘텐츠’란 요약을 뜻하는 ‘summary’와 내용물을 뜻하는 ‘contents’의 합성어로 도서,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 콘텐츠를 요약한 것을 일컫는다. 주로 영상물이나 오디오 콘텐츠로 만들어지는데 시간과 돈이 부족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즐길 여유가 없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에서도 영화나 책을 요약해주는 영상이 인기다. 책을 읽고 짧게 요약해주는 ‘북튜버’나 시리즈물 영화를 간단히 소개하는 채널이 늘었다. 주로 이들은 짧게는 3분, 길어야 15분 정도의 길이로 영화나 책의 내용을 압축해 설명해준다.
 
영화 리뷰나 프리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유튜브 ‘고몽’은 구독자가 2년도 안돼 구독자가 3배 이상 늘었다. 2017년 27만 명이었던 구독자가 2019년 90만 명에 달한다. 영화를 소개하는 또 다른 채널 ‘소개해주는 남자’도 구독자가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40만 명의 구독자가 있다. 이들은 영화를 간략히 소개해주는가 하면 때론 영화를 심도 깊게 분석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책을 읽어주거나, 요약해주는 ‘북튜버’도 뜨고 있다. 이들은 주로 출판사의 동의를 얻어 책의 줄거리를 읽어주거나 리뷰를 하는 콘텐츠를 만든다. 비교적 책보다 쉽게 내용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타임푸어지만 문화생활은 하고 싶어'

요약된 콘텐츠를 소비하는 문화의 원인은 결국 ‘시간’에 있었다.
 
직장인과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6명이 자신은 늘 시간에 쫓기는 ‘타임푸어’라고 답했다. 잡코리아-알바몬이 직장인 1,628명으로 조사한 내용이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이들이 ‘타임푸어’라서 가장 먼저 포기한 것은 ‘문화생활’이었다. 하지만 ‘타임푸어’인 직장인이 포기할 수 없는 것 1위 또한 ‘문화생활’로 꼽혔다. 문화 생활을 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어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가 문화 소비 욕구를 전략적으로 해소하려는 현상이라고 해석한다.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상황에서 누군가 이미 선택한 것을 검증됐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다만 이런 ‘서머리 콘텐츠’가 수박 겉핥기 식으로 문화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화평론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 안에 내용을 요약하고 해석해 주는 콘텐츠 소비는 문화적 속성 과외”라며 “원작을 접하지 않고 가공된 콘텐츠만 소비하는 것은 수박 겉핥기로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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