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 ‘토다’(todah)는 동사 ‘야다’(yadah)에서 파생된 단어다. ‘야다’는 기본적으로 살을 쏘거나 무언가를 던진다는 뜻이다. 창세기 29장 35절에서 처음 사용된 후 구약에서만 약 114회 사용된다.
모세오경에서 이 단어는 ‘찬송하다’, 죄를 ‘자복하다’라는 의미로 번역된다. 그러다가 왕국 시대 이후에 가면 ‘(하나님을 대상으로) 감사한다’는 의미가 두드러지게 된다. 이 단어는 광범위하게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의미라 볼 수 있다.
야다의 명사형인 토다 역시 기본적으로 하나님을 인정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성경에서는 감사 외에도 찬양, 찬송, 감사제물, 고백 등 다양한 의미로 번역된다. 이 의미들은 공통적으로 행위의 상대자인 하나님을 전제하는 것이다.
신앙 안에서 감사는 다시 두 가지로 나눠질 수 있는데, 하나는 내게 행하신 것으로 감사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내게 행하실 것을 소망하며 감사하는 것이다. 이 둘은 시간의 관점에서 과거에 나를 위해 역사하신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과, 앞으로 내게 역사하실 하나님을 인정하는 신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선하신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인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히브리어 ‘야다’(yadah)는 70역에서 헬라어 ‘엑소몰로게오’(exomologeo)로 번역된다. 이 단
어 역시 히브리어 ‘야다’와 마찬가지로 ‘감사하다’와 죄를 ‘자복하다’라는 두 가지 의미를 품고 있다.
그 외에 신약 성경에서 ‘감사’의 의미로 사용되는 헬라어가 하나 더 있다. ‘유카리스티아’(eucharistia)라는 단어로 ‘좋은’(eu)과 ‘은혜’(charis)가 합성된 단어다. 은혜로 받은 것에 대해 기뻐한다는 의미며, 하나님이 은혜로 주신 것에 대해 기쁜 마음을 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어들만 가지고 정리하자면, 감사는 내게 선을 베푸신 하나님을 인정하는 기쁨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이 용어는 초대교회에서 성찬식을 가리키는 용어로도 사용됐다.
신약성경에서 보여주는 감사에 대한 대표적인 교훈으로 살전 5:16-18절을 들 수 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3개의 문장은 동일한 구조를 가지는데, 시간을 나타내는 부사류가 문두에 위치하고 현재명령형 술어가 뒤따르는 도치구문이다.
이 3가지 명령은 하나님이 신자에게 행하기를 원하시는 의도가 전제되었다. 그러니 각각의 명령은 하나님을 전제한 명령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 3가지 문장을 신약평행법적 관점에서 볼 수 있는데, 신자가 무슨 일을 만나든지 하나님의 뜻을 믿으며 기뻐하고, 그 일을 진행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그 일의 결과로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제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감사는 감사하는 자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대상이 무
엇을 해 주었기 때문에 기쁨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신자가 하나님께 감사할 때 자기가 무엇으로 감사하는지에만 초점 맞추면 감사의 온전한 의미를 놓칠 수 있다.
감사는 하나님이 신자에게 행하셨던 일, 혹은 앞으로 행하실 일을 기뻐하는 신자가 그 마음을 표현하는 신앙고백임을 기억하자. 감사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