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샬롬’(shalom) 만큼이나 많이 쓰는 단어가 있다.
  ▲서상근 목사 ⓒ데일리굿뉴스
‘토다’(todah) 혹은‘토다 라바’(todah rava) 라는 말이다. 샬롬은 평안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토다는 한국어로 감사로 자주 번역된다. 그런데 토다가 의미론적으로 ‘감사’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명사 ‘토다’(todah)는 동사 ‘야다’(yadah)에서 파생된 단어다. ‘야다’는 기본적으로 살을 쏘거나 무언가를 던진다는 뜻이다. 창세기 29장 35절에서 처음 사용된 후 구약에서만 약 114회 사용된다.

모세오경에서 이 단어는 ‘찬송하다’, 죄를 ‘자복하다’라는 의미로 번역된다. 그러다가 왕국 시대 이후에 가면 ‘(하나님을 대상으로) 감사한다’는 의미가 두드러지게 된다. 이 단어는 광범위하게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의미라 볼 수 있다.

야다의 명사형인 토다 역시 기본적으로 하나님을 인정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성경에서는 감사 외에도 찬양, 찬송, 감사제물, 고백 등 다양한 의미로 번역된다. 이 의미들은 공통적으로 행위의 상대자인 하나님을 전제하는 것이다.

신앙 안에서 감사는 다시 두 가지로 나눠질 수 있는데, 하나는 내게 행하신 것으로 감사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내게 행하실 것을 소망하며 감사하는 것이다. 이 둘은 시간의 관점에서 과거에 나를 위해 역사하신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과, 앞으로 내게 역사하실 하나님을 인정하는 신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선하신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인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히브리어 ‘야다’(yadah)는 70역에서 헬라어 ‘엑소몰로게오’(exomologeo)로 번역된다. 이 단
어 역시 히브리어 ‘야다’와 마찬가지로 ‘감사하다’와 죄를 ‘자복하다’라는 두 가지 의미를 품고 있다.

  그 외에 신약 성경에서 ‘감사’의 의미로 사용되는 헬라어가 하나 더 있다. ‘유카리스티아’(eucharistia)라는 단어로 ‘좋은’(eu)과 ‘은혜’(charis)가 합성된 단어다. 은혜로 받은 것에 대해 기뻐한다는 의미며, 하나님이 은혜로 주신 것에 대해 기쁜 마음을 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어들만 가지고 정리하자면, 감사는 내게 선을 베푸신 하나님을 인정하는 기쁨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이 용어는 초대교회에서 성찬식을 가리키는 용어로도 사용됐다.

신약성경에서 보여주는 감사에 대한 대표적인 교훈으로 살전 5:16-18절을 들 수 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3개의 문장은 동일한 구조를 가지는데, 시간을 나타내는 부사류가 문두에 위치하고 현재명령형 술어가 뒤따르는 도치구문이다.

이 3가지 명령은 하나님이 신자에게 행하기를 원하시는 의도가 전제되었다. 그러니 각각의 명령은 하나님을 전제한 명령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 3가지 문장을 신약평행법적 관점에서 볼 수 있는데, 신자가 무슨 일을 만나든지 하나님의 뜻을 믿으며 기뻐하고, 그 일을 진행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그 일의 결과로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제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감사는 감사하는 자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대상이 무
엇을 해 주었기 때문에 기쁨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신자가 하나님께 감사할 때 자기가 무엇으로 감사하는지에만 초점 맞추면 감사의 온전한 의미를 놓칠 수 있다.

감사는 하나님이 신자에게 행하셨던 일, 혹은 앞으로 행하실 일을 기뻐하는 신자가 그 마음을 표현하는 신앙고백임을 기억하자. 감사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가능한 것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