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박항서 감독이 또 한번 베트남을 뒤흔들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지난 10일 필리핀 마닐라 리살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2019 동남아시안(SEA) 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누르고 정상에 오른 것이다. '박항서 매직'으로 60년 묵은 베트남 축구의 숙원을 푼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온 국민들을 황홀감에 빠지게 했다.
 
 ▲'박항서 매직'으로 60년 묵은 베트남 축구의 숙원을 푼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온 국민들을 황홀감에 빠지게 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의 '낮은 리더십' 주목

베트남 전역은 열광의 도가니다. 현지 축구 팬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며 자축했으며, 베트남 국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신화를 써내려간 박항서 감독은 U-23 아시안 챔피언십 은메달, 스즈키컵 우승에 이어 또 하나의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특히 이번 동남아시안 게임에서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7경기에서 경기당 3골 이상을 넣으며 평균 1골도 실점하지 않는 등 완벽한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첫 준결승에 진출했고, 올해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는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러한 쾌거를 이룬 데에는 박 감독이 베트남 축구 선수들을 자식처럼 아끼면서 감동의 지휘력을 발휘한 게 박항서 축구를 우뚝 서게 했다는 전언이다.
 
실제 이번 경기에서도 경기 도중 베트남 선수가 불리한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심판에게 거세게 항의해 퇴장 당한바 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관중석에서 베트남 선수들을 향해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베트남 언론은 "박 감독은 새끼를 보호하는 닭처럼 싸웠다"면서 "심판, 그리고 상대 감독과 언쟁을 벌이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밖에 박 감독은 선수들의 발을 직접 마사지해주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을 뿐 아니라 부상 선수가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비행기 비지니스석을 양보하는 등 선수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달랐다.
 
이러한 박항서 감독의 '낮은 리더십'이 많은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성신여자대학교 깅정섭 교수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도 알려진 박항서 감독은 경기 전후 하나님께 '초심을 잃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한다"며 "낮은 리더십과 겸손한 마음가짐을 보여준 박 감독이 모두에게 주목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저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며 "더 열심히 베트남 선수들을 지도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제는 국가 대표가 출전하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3승 2무로 G조 1위를 유지하며 사상 첫 최종 예선 진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박항서 매직'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리더십 전문가들은 박 감동을 통해 우리사회에서도 섬김과 사랑을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동대학교 라원기 교수는 "마음에 감동을 주고 또 친히 섬기고 헌신하는 리더십이 이 시대에 필요하다"며 "많은 이들이 따르고 싶은 마음이 들어 따르는 그런 리더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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