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막판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부산 총선 판에서 만 18세 유권자의 표심 향배가 주목된다.
 
 ▲8일 오전 부산진구 부산정보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제21대 총선에서 선거권 연령이 18세로 하향됨에 따라 생애 첫 선거권을 갖는 학생 유권자 대표 2명에게 시 선관위와 교육청 담당과장이 투표권이 든 선물상자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제21대 총선 부산 유권자 295만8천290명 가운데 고등학교 3학년 8천93명을 포함한 만 18세 유권자는 3만1천44명이다.

이들은 이번에 선거연령 하향으로 첫 투표권을 얻었다.

전체 유권자의 1.06%에 불과하지만,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지난 제20대 부산 사상구 총선에서는 1천869표의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갈렸던 만큼 여야 입장에서 만 18세 유권자의 한표 한표가 중요한 상황이다.

새내기 유권자들은 부담되는 고3 수험생활 중에도 첫 투표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경남고 3학년 A(18·익명 요청) 군은 "첫 투표가 막중한 임무처럼 생각되고 어른이 된 것 같다"며 "친구와 후보·정당·공약 등을 평가하고 있지만, 아직 마음의 결정은 못 했다"고 말했다.

A 군은 특히 "코로나19와 관련된 공약이 많은데 국회의원 연봉 인하, 3선 제한 등의 공약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국회의원 특권 제한에 일침을 가했다.

총선을 통해 정의로운 정치인이 뽑히길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수영구에 거주하는 신준혁(18) 군은 "투표안내문에 있는 내 이름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며 "솔직히 정치를 잘 모르지만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정치인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 때문인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정치인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해운대구 유권자가 된 배성현(18) 군은 "코로나를 겪고 보니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위기상황에서 국민을 지켜주는 리더 같은 국회의원을 뽑겠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이 10대 권리 찾기의 시작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2002년 2월생인 이서현(18) 양은 "우리 또래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입시, 교육, 아르바이트 등 문제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돼 반갑다"며 "어른들 걱정과 달리 10대가 생각이 많고 어리지 않으며 선거권이 생긴 만큼 좀 더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교육청의 '우리는 만 18세 새내기 유권자!' 동영상(유튜브캡처)

부산교육청은 최근 '우리는 만 18세 새내기 유권자'라는 투표 안내 동영상(www.youtube.com/watch?v=mNSxMAlAcuE)을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이 동영상에서 첫 투표권을 가진 남학생이 "투표 당일 푹 쉬고 게임이나 해야겠다'고 하자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했던 투표가 우리 삶을 바꿀지 우찌 알겠노"라고 여학생이 답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학교와 지역사회를 사랑하는 모임은 9일 성명을 내고 "많은 이들이 자칫 학교가 정치화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선거연령 하향에 반대했다"며 "하지만 18세 청소년의 선거권 부여라는 대국적인 흐름을 거스를 수 없으며 청소년이 냉철한 판단과 예지력으로 한표를 잘 행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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