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코로나 확산, 우리 탓 아냐”
마태지파, 교회 등에 위장편지 발송
추 장관 “신천지, 검찰조사 후 공격 심해져”

 
신천지가 코로나 확산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지역민을 상대로 위장편지까지 보낸 정황이 포착됐다.
 
 ▲'코로나 피해자 연대 일동' 이름으로 인천지역 내 교회와 일반가정에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은 정부의 탓이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가 돌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지난 달 30일,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인천 지역에서 신천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편지들이 지역 내 교회와 일반가정에 배포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려왔다. 편지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국민청원으로 올라온 내용과 일맥상통하며 그 배후가 신천지 같다는 제보였다.

‘코로나 피해자 연대 일동’이란 발신인이 보낸 편지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치료를 받고 일상으로 복귀하게 된 국민이라는 소개로 시작된다. 편지에서는 “코로나에 감염된 것이 죄인지, 애초에 통제하지 않고 외국인 입국을 허가하는 법무부 장관의 무지가 죄인지 판단해 달라”며 “그 죄를 특정단체에 뒤집어 씌워 희생양을 삼은 추미애는 피해를 보상하고 물러나라”고 적혀 있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해임 청원글(왼쪽)과 인천지역에 돌고 있는 편지의 내용(오른쪽). (사진제공=GOODTV NEWS 갈무리) 

이는 추 장관 해임을 청원하는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청원글은 “추 장관이 방역 책임을 특정 집단과 검찰총장에게 돌리고 있다”며 “특정 종교를 중심으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자 우한 출입자 추적 조사는 하지 않고 특정종교 압수수색을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GOODTV 취재 결과 신천지가 ‘텔레그램’을 통해 해당 내용을 교도들에게 공지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종말론사무소에서 제공받은 신천지 간부 회의 동영상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죄를 우리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다. 우리 신천지가 갖고 있는 모든 힘과 저력을 가지고 저들을 공격해야 한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 장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배후로 신천지를 지목했다. 추 장관은 “신천지가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며 “이만희 교주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장관 비서실에 평소보다 많은 우편물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특히 인천 지역의 경우 일반 가정에도 같은 편지가 발견됐다고 언급했는데 실제로 인천에선 지난 주부터 해당 편지들이 발송됐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인천을 찾았다가 한 교회에서 편지의 실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주일 전 편지를 받았다는 ㄱ교회 A목사는 “인천 지역 내 대다수의 교회는 이미 신천지로부터 주기적으로 많은 편지를 받아왔다”며 “이번 편지도 받자마자 신천지가 보냈다는 직감이 왔다”고 말했다.
 
 ▲신천지 마태지파는 코로나 사태 전부터 편지를 통해 포교활동을 펼쳐온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굿뉴스

편지를 통한 포교활동은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왕성했다. 그 동안 신천지가 편지를 보내올 때는 소인을 찍어 등기로 보내왔다. 직접 방문해 우편함에 넣거나 우표를 붙여 보낼 수도 있지만 방법은 항상 같았다. A목사는 “신천지가 편지를 보내는 형태나 양식은 거의 동일하다”며 지금까지 받았던 편지들을 보여주었다.

인천 마태지파는 인천 지역 교회에 ‘목사님을 존경하는 한 성도로부터’라는 이름으로 자주 편지를 보내왔다. 지난해의 경우 직접 신천지임을 밝히며 “신천지가 10만 수료식을 진행할 정도로 부흥한 것을 직접 방문해 확인해 보라”며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A목사는 “인천에서 이 편지를 받은 목사님들이 상당히 많다”며 “각 교회 주소가 나와있는데, 일괄적으로 편지가 발송되었다는 것은 누군가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