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시위 벌이는 멕시코 실종 교대생 가족들 (사진=연합뉴스)

2014년 멕시코에서 발생한 교대생 43명 실종 사건에 군이 연루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언론이 보도한 '군 개입' 증언에 대해 해당 증언의 존재를 인정했다.
 
앞서 현지 일간 레포르마는 '후안'이라는 증인의 검찰 진술을 인용해 사건 당시 "군과 마약조직이 학생들을 데려갔다"고 보도했다.
 
교대생 실종 사건은 2014년 9월 26일 게레로주 아요치나파 교육대학 학생들이 집회에 타고 갈 버스를 구해 이동하던 중 이괄라 지역 경찰의 총격을 받아 현장에서 일부 사망하고 43명이 사라진 사건이다. 사건 발생 후 6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사건 후 지역 마약 카르텔인 '게레로스 우니도스'와 결탁한 현지 경찰이 학생들을 납치해 경쟁 조직 조직원으로 속인 채 게레로스 우니도스에 넘겼고, 이들이 학생들을 살해한 후 시신을 불태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과 시민단체 등은 당국이 '역사적 진실'이라고 표현한 이 수사 결과에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며 믿지 않았다. 당국은 군을 비롯한 연방 정부가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묵살했다.
 
이번 레포르마의 보도에 따르면 게레로스 우니도스 조직원으로 사건에 가담한 후안은 게레로스 우니도스가 군과 경찰의 도움을 받아 학생들 틈에 숨어든 경쟁 조직원을 찾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군과 경찰, 마약조직의 합동 작전에서 교대생 43명과 다른 30여 명이 납치됐다고 증언했다.
 
납치된 이들은 인근 군부대 등에서 심문을 받은 후 산 채로 혹은 이미 살해된 채로 게레로스 우니도스에 넘겨졌으며, 이 범죄조직이 학생들 시신을 자신들의 화장터에서 태우거나 화학물질로 부식시켰다고 후안은 증언했다.
 
또한 후안은 군 지휘관들과 경찰이 게레로스 우니도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의 증언대로 군이 범죄조직의 뇌물을 받고 무고한 이들의 납치·살해에 가담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멕시코군 신뢰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현 정부 취임 후 이 사건을 전면 재조사하고 있는 멕시코 검찰은 앞서 지난해 9월 군 관계자들에 체포영장을 발부하며 군의 연루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관련 증언이 나온 것을 인정하면서도 "모든 것이 드러나기 전엔 증인 1명의 증언이 사실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사건을 종결하기 위해서 또 다른 거짓 버전을 만들어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침묵의 협약'을 깨려 한다"며 사건 연루자 중 검찰 수사를 돕는 이들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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