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의 최대 절기 라마단이 13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열린다. 무슬림들은 코로나 감염을 우려하면서도 종교 의무를 지키려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사우디 당국이 성지순례를 부분적으로 중단한 후, 메카 그랜드 모스크를 가득 메웠던 무슬림들이 한산한 모습으로 '움라'를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영상 갈무리)

작년 모습을 보면 코로나 속 라마단은 이슬람권 전역이 들썩이던 예전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해가 뜬 뒤 질 때까지 금식한 뒤 여럿이 식사를 즐기는 대규모 '이프타르'(Iftar)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메카(Mecca) 성지순례도 외국인의 방문을 금지하는 등 제약이 있었다. 무슬림들은 모스크(이슬람교 사원) 안팎에서 기도하는 대신 집에서 가족끼리 이슬람교 경전(코란, koran)을 읽고, 기도하는 분위기로 전환했다.

코로나 맞은 라마단, 행사 개최 어려워

올해 역시 코로나19로 길거리 만찬이나 자선행사, 대가족 모임이 금지되는 등 라마단 행사 개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이슬람 성지순례부는 지난 5일 성명서를 내고, 라마단 기간에는 비정기 성지순례인 ‘움라’(Umrah)를 코로나19 백신을 맞았거나 면역력이 형성된 무슬림에게만 허용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 인도네시아의 최고이슬람기구는 백신이 라마단 금식에 어긋나지 않는단 이슬람법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금식할 때는 물도 마실 수 없는데 주사기의 액체가 몸에 들어가는 것이 괜찮느냐는 이슬람 교도들의 문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레이트(UAE)는 한 집에서 살고 있는 가족을 제외한 친척이나 이웃과 모이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다. 빈민층을 위해 식사를 제공하는 구제나 코란 나눠주기와 같은 행사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자 봉쇄 조치를 재도입한 터키 정부는 라마단 기간 식당에 배달 영업만 허용하기로 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측은 라마단 동안에는 집에서 많은 인원이 모여 기도를 올리는 일은 자제해달라고 교도들에게 권유했다. 다만, 라마단이 끝났음을 축하하는 휴일 '이드 알 피트르'(Eid al Fitr)는 예년처럼 진행이 어려울 수 있으나, 상황을 지켜본 뒤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드 알 피트르'는 이슬람력으로 열 번째 달 샤왈(Shawal) 첫째 날 라마단 금식 종료부터 3일 동안 이어진다. 무슬림들은 새 옷을 입고 예배를 올리는 한편, 친척과 친구를 방문하고 음식을 나누며 선물을 교환한다.
 
 ▲11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 전통시장 '타즈리시 바자르'의 상점이 모두 닫혀 있다. 이란 정부는 최근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10일간 모든 상점의 영업을 금지시켰다.(사진제공=연합뉴스)

"무슬림, 개인 금식과 공동체성 중요하게 생각"

코로나 상황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무슬림에게 성월 라마단은 중요한 의미이고 지켜야 할 종교 의무가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종교 생활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슬람전문선교단체 프론티어스 이현수 대표는 "라마단 기간 동안 무슬림들은 개인적으로 금식을 하느냐가 안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며, 이 기간에는 가족끼리 자정에 모여서 우애를 다지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시간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마단은 무슬림이 금욕 생활을 하면서 종교 행위에 집중하기 때문에 영적으로 더 민감해지는 때"라며 "이 기간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무슬림에 관심을 갖고 기도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의 보수적인 아체 지역에 사는 수천 명의 무슬림이 라마단 전야에 피투라만 그랜드 모스크에서 기도하고 있다. 정부는 사람들에게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집에서 기도할 것을 권고했다.(사진=VOA 영상 갈무리)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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