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 신년사 발표하는 북한 김정은.(사진제공=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신년사의 '자아비판' 발언을 주민들의 자책을 유도해 내부 기강을 다지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은 지난 1일 육성 신년사에서 "언제나 늘 마음 뿐이였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다"며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자책성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간부와 주민들에게 '자책'을 요구하며 거꾸로 책임을 돌리려는 '심리전'으로, 내부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의 인터넷 선전매체인 '메아리'는 16일 김정은 신년사에 대한 함경북도 무산군 간부·주민들의 '반향'을 담은 '무산군 주민들 모두가 자책의 눈물을 흘렸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함경북도 무산군 인민위원회 부위원장 김충성은 일꾼(간부)으로서 올해 신년사의 충격이 컸다며 "구절구절을 학습할 때마다 정말 머리를 들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꾼들은 원수님(김정은)을 진심으로 받들겠다고 말만 했지, 실지(실제) 당의 구상과 의도를 관철하기 위한 투쟁에 한 몸을 촛불처럼 깡그리 불태웠는가"라고 자문하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고백하게 된다"고 자책했다.
 
이어 "(김정은이) 우리들을 책망하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자책하시는 신년사를 하실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늘 일감을 찾아 쥐고 긴장하게(긴장하며) 전투적으로 일해 나가겠다"고도 다짐했다.
 
지난해 함경북도 홍수로 피해를 당한 주민 리옥심(58)은 "새 집에서 새해를 맞는 우리에게 웃음을 되찾아주시고도 자신을 자책하시는 원수님의 그 영상을 뵈우며 울고 또 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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